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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의 자긍심 훼손에 강력 대응"

기자협회 현장 기자 목소리 수렴
정 회장 4일 과천 정부청사 송고실 방문

이대혁 기자  2007.06.04 19:2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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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천 정부종합청사 제1브리핑룸.  
 
한국기자협회 정일용 회장이 기사송고실 축소․통폐합과 관련, 일선 기자들의 의견 수렴에 나섰다.

정 회장은 4일과 5일 양일에 걸쳐 현장 기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정 회장은 첫날 과천 종합청사에 위치한 재정경제부, 산업자원부, 농림부, 보건복지부, 건설교통부 등의 기사송고실을 방문, 최근 참여정부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기사송고실 축소․폐지와 관련한 기자협회 차원의 대응 방안을 설명하고 일선 기자들의 의견을 들었다.

이에 현장의 기자들은 대부분 기사송고실 축소․통폐합보다는 참여정부의 언론관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방문에서 산업자원부에 출입하는 한 기자는 “현장에서 근무하는 기자들은 송고실과 브리핑룸을 축소하는 것보다 참여정부의 언론관을 가장 큰 문제로 본다”며 “‘죽치고 앉아서’라는 등의 언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탕으로 통제를 정당화하고 있는 것으로 이는 정치적 이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재경부를 출입하는 한 기자는 “기사송고실의 주인은 정부가 아니며 언론에 대한 공간 제공은 의무이기 때문에 나가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정부가 주장하듯 담합과 폐단이 만약 있다면 고쳐야 하는 것이지 축소․통폐합할 일은 아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농림부를 출입하는 한 기자는 “정부는 마치 기사송고실에서 병폐가 이뤄지고 있으며 담합을 통한 가공기사를 생산하는 식으로 폐지․통폐합을 정당화하고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사무실 출입을 자제하면서 취재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숨겨진 이면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는 현실을 알려 달라”고 요구했다.

또 기자들은 공통적으로 이른바 '사무실 무단출입'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정부 건물은 전자카드를 대거나 신분을 밝혀야 들어갈 수 있는데 '무단출입'을 이유로 든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기자들은 정부가 발표한 정보공개법 개선과 전자브리핑 제도에 대한 불신도 나타냈다.

환경부를 출입하는 한 기자는 “현재 정보공개법의 문제는 법의 미비가 아니라 공무원들이 기본적으로 자신의 업무가 공개됐을 경우 피해를 입는다는 의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며 “정보공개법을 개선하고 전자브리핑 제도를 도입한다고 해서 공무원들이 말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건설교통부를 출입하는 한 기자는 “최근 우리 기사송고실에서 이미 없어진 도박 이야기가 청와대 정보보고에 올라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청와대에 잘못된 정보가 올라가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들 정도로 기자 사회의 현실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의 말에 정일용 회장은 “기자협회 40대 집행부는 ‘기자들의 자부심과 자긍심을 훼손하면 안 된다’는 방침으로 탄생했으며 이번 송고실 문제도 그와 연결된다”며 “참여정부는 마치 기자들이 부패의 표본인 것처럼 말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해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또 정 회장은 “대통령부터 네티즌까지 ‘기자실’이라는 단어를 과거의 권언유착의 전형처럼 사용하고 있다”며 “현재는 기자실이 없는 이상 기자들도 ‘송고실’이라고 칭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 회장은 5일 청와대 춘추관을 비롯해 세종로 정부청사 기사송고실 등을 방문해 기자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