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부산총국(총국장 이정봉)이 부산시가 추진중인 광안리 경관조명사업에 야당의 모 국회의원이 개입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보도를 최종 방송불가 판정하면서 논란을 빚었다.
이는 KBS 부산총국 A기자가 광안리 경관조명사업 문제를 연속보도하면서 한나라당 모 의원이 개입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이를 실명 처리한 9일자 제6보에서 비롯됐다.
A기자는 지금까지 총 10여 차례 보도를 통해 광안리 경관조명사업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A기자는 예산이 당초보다 2배가량 늘어나고 경관조명보다는 미술품 유치에 대부분의 예산이 쓰여진 점, 해당 의원 부인이 화랑을 운영하고 있는 점등을 근거로 권력 개입설을 주장했다.
부산시 해당구청장이 정치권 로비를 통해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했다.
하지만 조 모 보도팀장은 근거미비를 이유로 A기자에게 보완 취재를 요구했고 A기자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견해를 피력, 두 사람간의 의견대립이 이어졌다.
이후 조 팀장이 고문변호사와 상담한데 이어 본사 지역팀장과의 상의를 통해 16일 최종 방송불가 결정을 내리자 취재기자가 이에 강하게 항의, 팀장과 취재기자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기자협회 KBS 부산지회는 17일 ‘권력감시 의무를 포기한 보도 간부는 공개 사과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자문변호사의 자문내용을 이유로 방송불가 판정을 한 보도팀장은 유력 정치인에 대한 봐주기성 결정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KBS 부산지회는 사외 법무법인 변호사의 자문을 들어 “공인의 공적 활동영역에 대한 언론의 문제제기는 당연하고 명확한 증거자료가 있다면 법적 소송에서도 불리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 팀장은 “근거가 충분치 못했다고 판단됐으며 충분한 검토나 보완이 이뤄지지 않아 방송을 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A기자는 “이번 문제와 관련 팀장과 팀원과의 논쟁이 다소 거칠었던 면은 있었지만 흔히 볼 수 있는 수준”이라며 “그보다는 광안리 경관 조명사업에 대한 권력 개입의혹을 푸는 것이 시급한 일”이라고 밝혔다.
부산총국 관계자에 따르면 기협 KBS부산지회장은 이 문제와 관련 지회장직을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권력 개입 의혹을 샀던 한나라당 모 의원 측은 KBS 부산총국 보도와 관련 “A기자가 보도한 기사들은 자신이 비리에 연루된 것처럼 추측보도하고 있다”며 지난 17일 언론중재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했다.
정호윤 기자 jhy@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