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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호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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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요금을 올릴 때면 국민들의 볼멘 소리가 어김없이 터져 나온다.
제 호주머니에서 나가는 추가비용에 대해서 관대함을 유지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때마다 택시업계에선 서비스 개선을 내세우고 친절강화를 약속해 왔지만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변화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KBS의 수신료 ‘인상’ 아니 ‘현실화’는 이같은 배경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물론 강산이 두세번은 바뀌었을 법한 지난 27년 동안 2천5백원이라는 틀을 고수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작금의 수신료는 ‘인상’이란 단어보다는 ‘현실화’라는 표현에 손을 들어줄 만하다.
하지만 그 오랜 시간동안 공영방송 KBS가 국민들을 위해 어떤 서비스를 해왔는지 생각해볼 때 KBS의 노력엔 어딘가 모르게 부족한 구석이 많다.
멀리 돌아볼 것도 없다. 올들어 특임본부장 두 자리를 만들고, 부사장을 한 명 더 늘린 뒤 이어진 녹취록 파문과 수백억대 적자설. ‘정성을 다하는 국민의 방송’은 그야말로 사면초가의 2007년을 보내고 있다.
KBS는 자구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그것이 수신료 인상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 ‘대명제’보다 선행돼야 한다.
우선 임단협을 맞아 노조가 제시한 9.8%인상안은 KBS가 처한 제반 현실과 맞지 않는다. KBS는 방송3사 가운데 가장 적은 임금을 받고 있다. 하지만 ‘방송은 고임금’이라는 선입견에 시달려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대의를 위한 KBS 구성원들의 졸라매기는 국민들의 볼멘소리를 잠재울 수 있는 흡입력 있는 무기임을 잊어선 곤란하다.
회사 역시 직원들의 가려운 곳을 찾아 긁어줘야 한다. 최근 KBS의 재정악화는 경영진의 책임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직원들이 팀제개혁을 요구한다면 왜 그런 목소리를 내는지, 대화 창구를 열어달라면, 어떻게 소통의 장을 조성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직원들의 사기 진작은 양질의 프로그램으로 이어질 것이고 그것만이 공영방송 KBS의 위상을 떨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KBS 수신료 현실화 요구에 ‘무조건 반대’를 외치며 국민들의 건전한 토론의 장조차 막고 있는 일부 언론들도 깊은 성찰과 숙고를 통해 그들만의 논지를 재확립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