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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생명과 인권에 더 많은 관심을"

이시우 작가·미르북 사건 등 국보법 수사 논란 불구 '무관심'

장우성 기자  2007.05.23 13: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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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소지가 있는 공안당국의 국가보안법 관련 수사를 언론이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시민사회단체들은 주한미군 시설을 촬영해 인터넷에 올려 국가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구속된 사진작가 이시우 작가 등의 사건을 언론이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 박래군 정책기획팀장은 22일 한겨레에 실린 기고에서 “세상의 관심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에 쏠려 있을 때 남대문경찰서 유치장에서 이시우 작가가 단식 중이었지만 언론은 한 언론사의 전문기자인 그를 외면했다”고 밝혔다.

이 작가의 부인인 김은옥씨는 “남편이 남대문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돼 단식을 벌이고 있었으나 김승연 회장 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나와 있던 수십명의 기자들은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씨는 현재 서울지방검찰청 앞에서 매일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 작가는 지난달 19일부터 7일까지 남대문경찰서에 수감됐다. 그는 유치장에서 ‘국가보안법 철폐’를 요구하며 단식을 시작해 22일 현재 34일째를 맞고 있다.

이시우석방대책위 측은 “검찰 송치 뒤에도 소수 인터넷언론을 빼고는 거의 취재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대책위의 한 관계자는 “한 인간이 정치적 신념을 위해 목숨을 건 단식을 벌이고 있다”며 “국가보안법에 대한 찬반을 떠나 인권과 생명을 존중하는 의미에서도 언론이 주목할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안당국은 이 작가가 미군시설에 대한 자료를 해외 인사들과 공유해왔다는 혐의를 뒀으나 변호인 측은 근거 사진 및 자료는 합법적이며 국가기밀로 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인문사회과학서적 전문 인터넷헌책방 ‘미르북’ 사건도 언론이 외면한 사례로 꼽히고 있다.

경기경찰청 보안수사대는 3일 ‘미르북’ 김명수 대표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씨는 ‘꽃파는 처녀’ ‘민중의 바다’ ‘공산당선언’ ‘국가와 혁명’ ‘자본론’ ‘해방전후사의 인식’ 등 이적표현물을 팔았다는 혐의를 받았다. 그러나 이 책들은 시중에 합법적으로 유통 중인데다가 일부는 유명 대학과 언론의 추천도서로 꼽힌 바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출판계에서는 국가보안법으로 서점 대표가 체포된 것은 1997년 이래 처음이라고 밝히고 있다. 인문사회과학출판인협의회(인사회. 대표 양정수)는 17일 성명서를 발표한 데 이어 출판인들을 상대로 서명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김씨는 15일 구속적부심에서 석방됐다.

‘인사회’ 소속인 출판사 책갈피 김태훈 대표는 “경찰이 일관된 기준을 적용한다면 이 책을 문제없이 팔아온 주요 대형서점이나 유명 출판사 관계자들도 모두 국가보안법으로 체포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노무현 정부 들어서 몇몇 국가보안법 논란이 있었으나 소수 좌파나 개인의 문제라고 보고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자 일반인의 자유에까지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며 “언론 및 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우성 기자 jea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