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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박중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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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유통업체의 문제점, 특히 이 가운데 대형마트의 불공정 행위만큼 식상한 취재 대상과 아이템이 어디 있을까. 이미 거의 모든 매체에서 한 두 번씩 언급을 해왔고, 공정위나 중기청 등에서도 때마다 보도 자료를 내놓은 게 아닌가.
하지만 그렇게 많은 매체들이 문제라고 보도를 해도 쉽게 고쳐지지 않는 이유가 뭘까. 관행이라고 하는 문제점을 면도날 같은 날카로움으로 지적해야 할 필요성이 있지 않을까. 대형마트에 대한 취재는 이렇게 소박하게 시작됐다.
하지만 이런 소박한 생각은 취재 시작부터 벽에 부딪쳤다. 쉽게 접근한다는 생각은 정말 순진한 생각이었다. 무엇보다 누가 하나 선뜻 취재에 응할 대상이 없었다. 많게는 수천 개에 이르는 협력업체로부터 증언과 내부 자료를 얻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었다. 말로는 기존의 소문으로는 문제라고 하거나, 하소연하면서도 막상 카메라기자와 동행해 취재를 시작하려고 하면 손사래부터 내젓기 일쑤였다. 자신의 업체가 노출되면 더 큰 불이익이 올 수도 있다는 거다.
도무지 취재 진척이 없이 며칠을 속만 태우며 보내야 했다. 슬슬 왜 이런 아이템을 그것도 5차례에 걸쳐 기획보도를 하려 했을까하는 후회가 밀려오기도 했다. 그러기를 며칠째, 드디어 몇몇 업체를 삼고초려한 끝에 조금씩 취재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대형마트의 매출액, 특판 행사 실적표 등을 자료를 제공해줬다
또 한편 공정위의 조사가 너무 미진하다는 소식을 접했다. 불공정 조사를 받는 대형 유통업체는 전산관련 계열사를 동원해 조직적으로 자료를 은폐하거나 없애고 있었지만, 공정위는 제대로 조사를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문제 역시 취재대상에 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공정위 고시로는 규제와 제도개선에 한계가 있음을 알게 됐고, 이 문제도 집중적으로 다루기로 작정했다.
방송 이후 일면식 없던 모 협력업체로부터 전화가 올려오거나 이메일이 왔다. 잘 지적해줘서 고맙다는 것과 앞으로도 대형마트뿐 아니라 온라인쇼핑 등 유통 전반에 대한 감시를 게을리 하지 말아달라는 내용이었다. 힘들었던 취재과정, 특히 취재대상을 찾지 못해 애태웠던 그 시간이 눈 녹듯이 사라지는 듯 했다. 취재기자만이 느낄 수 있는 보람이다. 취재 진척이 없어도 끝까지 믿어준 데스크와 팀 동료기자들에게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