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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나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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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협회 여기자 세미나에 참석하게 됐을 때 처음 든 생각은 ‘아, 내가 정말 기자가 됐구나’ 였다. 이제 입사 4개월차. ‘기자’라는 이름이 낯선 초년병은 여기자 세미나 참석을 통해 현실에서 ‘기자’로 인정받고 있음을 자각했다.
예상대로 까마득한 선배들이었다. ‘신입으로 운 좋게 이런 자리에 오게 돼 다행’이라는 자기소개는 진심일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많은 선배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기회가 또 있을까. 최대한 묻고 들으며 입사 후 느낀 막연함과 답답함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 가야겠다고 다짐했다.
결과는 다짐대로 됐다. 숙식을 같이 하며, 배와 자전거를 타며, 맥주를 마시며 선배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교감했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활약하는 기자로서의 삶과 기자인 동시에 싱글여성이거나 아이 엄마로서의 삶을 들었다. 그렇게 폭탄주가 돌아가는 마지막 밤을 보내며 4시간을 못 잔 채 귀경길에 올랐다.
여기자 세미나의 목적은 여기자 네트워크를 만들고, 이미 다져진 네트워크를 더욱 공고히 하며 왜 ‘기자’가 아니라 ‘여기자’로 불려야 하는 지에 대해 고민해보는 것이 아닐까 싶다. 기대했던 바도 그랬고, ‘선배들 많이 만나는 게 부럽다’는 동기들의 반응도 그런 기대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주최측엔 조금 아쉬운 감이 있다. 물론 70여명의 인원을 이끌고 무사히 행사를 마친 것만으로도 노고는 높이 살만하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선후배 네트워크 구축에 가교 역할을 하지 못했다. 배부된 방 배정표엔 기자들의 연락처가 없어 ‘화려한 밤’을 위해 호텔 내선전화로 연락하는 방법을 취할 수밖에 없었다.
또, 전국 각지의 기자들이 다함께 어울리도록 ‘멍석을 깔아주는’ 자리가 없어 작은 갈래의 짝짓기 현상이 나타났다. 지역은 지역끼리, 서울은 서울끼리 같은 비행기를 타고 온 기자들끼리 뭉치게 됐고 그 삼삼오오가 끝까지 가서 아쉬웠다.
내년 여기자 세미나 때는 나와 같은 기대로 세미나에 참석하는 내 후배들을 위해 작은 배려가 더해졌으면 한다. 교통편만 타면 졸기 시작하는 내가 귀경 비행기에서 쌩쌩할 수 있었던 이유는 분명하다. ‘여기자’ 모임이 따로 있어야만 하는 현실에 대한 갑갑함보다 든든한 아군을 얻은 듯한 뿌듯함이 좀 더 커졌기 때문이다. 후배들이 이 뿌듯함을 나보다 크게 느낄수록 여기자 세미나도 그 의미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