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부정 의혹이 제기된 뒤 경리책임자가 인정한 3억3천만원 이외에 용도가 불분명한 1억5천만원이 있다고 알려졌다. 사무처 직원들이 지난달 25일 성명서를 내고, 26일 회계부정을 조사했던 KBS 최철호 PD가 이를 반박하면서 논쟁이 일었다. 이에 대해서는 검찰 조사와 언론노조 내부 조사가 진행중이다. 그 가운데 몇가지를 간추려 본다.
조선·동아가 1보를 쓴 경위 일부 중앙집행위원들은 21일자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에 언론노조의 회계부정 검찰 고발 건이 제일 먼저 보도된 데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두 신문사의 기자들이 중앙집행위 회의가 벌어지는 동안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언론노조 한 관계자는 “기사에 보고서와 표현이 일치하는 부분도 있다”고 지적한다. 언론노조 내부에서 이 두 신문에 의도적으로 보고서와 정보를 흘린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일부에서는 “언론노조에 우호적이지 않은 두 신문사의 기자들만 현장에 온 것이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엔 석연찮다”고 주장한다. 중집에서 배포된 보고서는 모두 번호를 매겨 담당자가 파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 중집위원이 보고서를 가져갔다가 다음날 등기우편으로 반환한 사실도 전해졌다.
이 기사를 쓴 두 신문사의 기자들은 “취재원 보호와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과정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장에는 조선 기자가 먼저 도착하고, 뒤에 동아 기자가 온 것으로 알려졌다. 두 기자는 “기사를 쓴 시점은 중앙집행위가 끝난 6시 이후”라고 밝혔다.
이 중 한 기자는 “우연찮게 알음알음으로 중앙집행위에서 내부 부정 문제가 다뤄진다는 사실을 알게됐다”며 “무슨 근거로 보고서가 유출됐다고 보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언론노조의 또 다른 관계자는 “두 신문사 기자만 온 것은 취재력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건을 취재한 한 중앙 신문사의 기자는 “1보로 나온 기사만 볼 때 팩트가 그리 풍부하지 않아 보고서를 보고 쓴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정치자금 사적 이용 최철호 PD는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일부 불법 정치자금이 집행되었으며 그 일부는 사적 용도로 사용한 사실이 지난번 중집위에서 관련인물이 직접 서명한 진술서와 함께 보고됐다”고 주장했다. 최 PD는 “통장에 적힌 메모와 경리책임자의 진술로 일부 돈이 민주노동당에 전달됐다는 내용을 확인했으나, 이름이 적힌 해당 5명의 의원들은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확인했다“며 “언론노조의 한 간부가 이 돈을 실제 전달하지 않았고 인터넷 정치신문에 투자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언론노조의 전 간부는 “모 인터넷정치신문에 주주 형태로 참여해 지원했으며 이 과정에서 적용할 항목이 없어 ‘민노당 지원’으로 기입해 내부 회계규정을 어긴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사적 용도로 사용한 것은 아니며 언론노조 차원에서 지원하지만 명의를 개인 직함으로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신학림 전 위원장의 생활비 변제 신학림 전 위원장은 2004년 ‘스포츠조선 투쟁’ 때 소송을 당해 월급의 50%를 가압류 당하고 상여금이 체불됐다. 이 과정에서 사무처 직원들은 “사무처 회의를 열어 언론노조 규정에 따라 50% 가압류 부분과 체불된 상여금을 나중에 변제하는 조건으로 보전해줬다”며 “신 전 위원장은 소속사를 퇴직한 직후인 지난 3월말 체불 상여금을 받아 언론노조에 상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철호 PD는 “규약 상 사무처 회의는 권한이 없으며 신 전 위원장의 소속사가 확인해준 바에 따르면 가압류 부분을 돌려받은 시기는 2004년 7월6일”이라며 “변제는 2007년 4월2일이 돼서야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신 전 위원장 측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어 별도의 소명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1억5천만원의 용도 용도가 불분명하다고 지적된 1억5천만원은 2004년 모은 총선투쟁기금 1억2천만원에서 남은 9천3백만원과 소속 지·본부 투쟁지원금 명목 등으로 알려진 나머지 금액으로 구성된다.
9천3백만원은 2004년 정치자금법이 개정되면서 노동조합이 정치인을 후원할 수 없게 되자 다른 경로를 통해 일부 민노당으로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지자체 선거에서 민노당 후보 4명에게 총 5백만원 정도가 지급됐다고 알려졌다. 이중엔 인터넷정치신문에 투자된 5백만원도 포함된다. 이 부분은 앞으로 검찰조사와 언론노조 내부 조사 과정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