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와 청와대브리핑이 비판을 주고받으며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청와대브리핑은 지난달 18일부터 3회에 걸쳐 ‘한겨레에 보내는 쓴소리’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한겨레의 한미자유무역협정(FTA), 개헌 관련 보도를 비판하고 그 근거를 밝혔다.
청와대브리핑은 한미FTA의 유전자변형생물체(LMO)와 관련한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LMO 위생검역은 FTA 협상의 대상이 아니었으며 “한겨레의 비판은 과장을 넘어 선동이었다”고 반박했다.
한겨레가 집중 지적한 투자자-국가소송제(ISD)에 대해서는 “다른 국가와의 FTA와 투자협정을 체결하면서도 도입한 방식”이라며 “현재까지 ISD 피소 건수는 1건도 없다”고 반박했다.
개헌 문제에 대해서는 한겨레 사설의 논조가 개헌의 공론화 자체를 막은 보수언론과 차이가 없다며 “시류에 편승한 정치평론이 한겨레의 대표 주장이 된 배경에는 혹시 ‘노무현을 편든다’는 세간의 시선이 작용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3회째 “‘왜 한겨레하고도 싸우느냐’고 묻는 분들께”에서는 한겨레를 비판하는 근거를 밝혔다. 브리핑은 “한국 언론의 특권문화에서 한겨레 역시 자유롭지 못한 행태가 나타날 경우에는 부득이 원칙적인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지난달 27일 이에 대한 반박 기사를 내 “정부가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어려움 속에서도 정확한 사실을 바탕으로 기사를 작성하려고 애썼다”며 “청와대가 ‘선동’ ‘정치언론의 보도행태’ 등의 표현까지 동원해 한겨레를 원색적으로 비난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한겨레는 자체 확보한 정부의 공식문건을 들어 LMO가 FTA의 협상 대상이 아니었다는 정부의 주장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ISD가 세계보편적 기준이라는 정부 주장에 대해서는 “정부는 그동안 세계무역기구(WTO)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투자자-국가 소송제 도입을 논의할 때 반대해왔다”는 등의 반박 근거를 제시했다.
개헌문제에서는 “진지하게 검토하라고 권한 지 3일 만에 여론의 지지가 없으니 논의를 접으라고 한 부분은 성급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이 문제를 제기했던 방식은 ‘개헌의 공론화’가 아니라 ‘개헌 추진’이었다”며 “‘시류에 편승’해서가 아니라 여론을 존중하고 합의를 중시하는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천호선 대변인이 기사가 나온 당일 “이번 논쟁이 언론과 정부의 건전한 긴장관계의 모범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힌데 이어 청와대브리핑은 1일 한겨레 기사에 대한 반응을 내놓았다. “우리는 한겨레와의 이번 토론이 언론과 정부와의 관계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의미 있는 과정이었다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또 “한미FTA 반대 단체에 대한 보조금 중단 건과 관련해서는 한겨레의 지적대로 시도부단체장 회의 때 문제 있는 자료가 배포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일부 오류도 시인했다.
한겨레 편집국의 한 중견 기자는 “누구나 한겨레의 보도에 반론을 할 수 있으며 정부도 그럴 권리가 있다”며 “좀더 생산적인 토론이 되려면 정부가 관련 정보를 더욱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