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 난립… 저임금… 비판기능 상실… 일간지만 12개…기자들 모르는 신문도 있어
광고유치 위해 기업·관공서 눈치보기 급급
모 신문사 13년차 기자 연봉이 1700만원선
신문업계가 어렵다. 지역 신문은 더욱 어렵다. 협소한 광고 시장, 낮은 임금, 중앙지의 계속된 침투, 젊은 독자층의 올드미디어 회피 등의 복합적인 요인이 지역신문을 어렵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립’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우후죽순 생겨나는 것이 또한 지역언론이다. 언론계에서는 이를 ‘비상식적 상황’이라고 규정할 정도다.
이에 본보는 지역언론의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대안을 위한 기획을 준비했다. 그 첫 번째로 기자협회 회원사 기준으로 가장 많은 신문이 발행되는 광주지역을 들여다본다. 차후에 다른 지역도 점검할 예정이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광주지역의 신문사는 일간지가 12개에 달한다. 이중 기자협회 회원사는 7개사로 전국시도 가운데 가장 많다. 지역 인구와 광고시장 등을 고려할 때 다른 지역에 비해 ‘언론사가 난립한 상태’라는 평가다. 실제 등록은 돼 있지만 같은 지역 기자들도 보지 못한 신문이 있을 정도다.
광주지역의 한 기자는 “광고시장이 넓지 않은 광주에서 신문사가 열개가 넘다보니 각종 폐해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관공서에 대한 비판 기사의 실종과 정언유착, 인사 청탁 등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큰 문제는 낮은 임금과 잦은 체불이다. 현재 기협 회원사인 A사와 B사의 기자들이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언론사도 임금수준이 높지 않은 실정이다.
지역 언론 관계자들은 그나마 ‘광주일보’가 가장 높은 편이라고 말하지만 그마저도 중앙에 비하면 60~70% 선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많은 언론사들은 광주일보 수준을 임금인상의 기준으로 삼고 있을 정도다.
C사에서 13년 동안 근무한 한 기자는 “처음 입사할 때 1천6백만원에서 1천7백만원 정도를 받았다”며 “그러나 IMF를 거치면서 임금이 정체돼 솔직히 지금은 13년 전보다 못하다”고 고백했다.
박봉 및 연속된 체불은 기자들의 품위를 손상시켰다. 대부분의 기자들은 “생활이 어렵다보니까 기자 스스로 침체된 것이 사실”이라며 “광고가 나오는 출입처를 중심으로 한 기사를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광고시장이 협소함에도 불구하고 언론사가 10개 이상이다 보니 광고주들이 한 신문에만 광고를 주기 어렵다. 그래서 아예 안 주는 쪽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일부 언론사들은 월 광고수익이 5천만원이 채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한 언론사 간부는 “사실상 모든 언론사가 적자 운영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는 광고가 가장 많이 나오는 기업과 관공서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현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박광태 광주시장이 연임하는 동안 광주시 산하 기관에 10명 가량의 기자들이 이직한 점도 광주지역 언론사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광주 시청이 가장 큰 관공서이자 광고주로서의 위상을 차지하고 있어 시정에 대한 비판 기사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시민과 도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언론이 아닌 공공기관과 광고주 그리고 언론사 사이에서만 읽히는 신문이 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 다른 신문 기자는 “전체적으로 비판 기능이 없는 언론 현실은 오래 지속돼왔다”며 “실질적으로 언론사의 수가 3~4개로 압축되고 기자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한 제대로 된 언론의 역할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광주대학교 류한호 교수(언론홍보대학원 원장)는 “시장규모가 작고 구매력도 떨어지는데 신문의 수는 너무 많은 것이 문제”라며 “일부 모기업에서는 신문사를 회사의 이익을 위한 방패막이로 보기 때문에 언론 본연의 저널리즘 구현에 투자하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광주=이대혁 기자 daebal94@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