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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균형발전위 '기사주문' 파문 확산

"돈 줄테니 입맛에 맞는 기사 써다오"
경남도민일보 등 각계 비판 잇따라

정호윤 기자  2007.04.20 11:2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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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경남도민일보 제공)  
 
국가균형발전위원회(위원장 성경륭·이하 균형발전위)가 지역언론을 상대로 취재협찬의 대가로 ‘홍보기사’를 써 달라고 주문을 한 것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경남도민일보 18일자 1면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경남도민일보는 이날 ‘5백만원 줄테니 홍보기사 써달라’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균형발전위가 전국 권역별로 2단계 균형발전정책에 대한 순회설명을 하는 과정에서 경남도민일보 기자에게 주문대로 기사를 써주면 ‘취재협찬’명목으로 5백만원을 주겠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경남도민일보는 또 “균형발전위 홍보 책임자가 ‘기획시리즈가 아닌 1개면 전면을 할애, 특집기사를 써달라”고 구체적인 제안까지 한 것으로 보도했다.

경남도민일보는 19일 ‘균형발전위의 어설픈 홍보정책’이라는 사설을 통해 “돈 좀 줄테니 입맛대로 기사를 써달라고 하는 균형발전위의 언론관은 지역언론을 얕잡아보는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주완 자치행정부장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균형발전위의 지역투자 설명회는 전북과 부산·울산·경남에선 이미 열렸으며 전남·광주 지역 등 향후 5차례나 더 남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때마다 지역언론을 이런 방식으로 매도하려 할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또 “균형발전위 홍보담당자가 ‘부산의 모 신문사 16일자 기사를 참고해 기사를 써달라’고 구체적으로 주문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부산의 해당신문사는 16일자 6면 한판을 할애, 균형발전위 관련 기사를 게재했다.

이와 관련 해당 신문사 관계자는 “‘취재협찬’제안을 받은 적이 없으며 ‘기사주문’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부장은 이어 18일 경남도민일보의 보도가 나간 뒤 균형발전위 관계자로부터 △처음엔 제안을 받아들인다고 했다가 뒤늦게 왜 그러느냐 △이같은 홍보방식은 언론학에선 이미 일반화 된 적극적인 홍보방식인데 이를 문제삼는 것 자체가 잘못된 보도라는 내용의 항의성 전화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균형발전위의 ‘취재협찬’ 파문이 알려지면서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19일 현안브리핑에서 균형발전위의 홍보 방식을 겨냥해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짓밟고 뭉개는 처사”라며 “돈으로는 국민의 민심을 살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민주노동당 경남도당(위원장 이승필)은 18일 ‘국가균형발전위는 언론로비위원회인가’라는 제하의 논평을 통해 “명목이나 근거도 확실치 않은 재정으로 홍보성 특집기사를 요청한 것은 마치 독재자 전두환 정부 하의 보도지침을 연상케 하는 노무현 정부의 새로운 언론통제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공동대표 강창덕·김애리)도 같은날 성명을 내고 “이번 일은 정부기관이 언론을 매수한 것”이라며 “균형발전위 책임자를 엄중하게 문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균형발전위는 19일 밤 홈페이지 언론보도해명 섹션에 대국민 사과문을 게재했다.

균형발전위는 사과문에서 “위원회가 경남도민일보에 특별기획 기사를 요청하면서 전문가 자문료 등 취재에 들어가는 실비를 5백만원 범위 안에서 지원하겠다는 제안을 한 것이 사실”이라며 “지역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홍보노력의 일환”이라고 해명했다.

균형발전위는 또 “이번 취재제안은 상호협의하고 동의하는 가운데 추진됐으며 일방적으로 특정 언론사를 ‘매수’ 하려 시도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균형발전위가 사과문에서 밝힌 것처럼 ‘기사를 요청하며 전문가 자문료 등 실비를 5백만원 범위 안에서 지원하겠다는 제안’을 했다는 것에 대해, 경남도민일보 관계자는 “균형발전위는 취재지원비 명목을 묻는 도민일보측의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한 적이 없으며 다만 ‘취재협찬’이라는 말 만 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