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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외협상력 리포트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세계일보 김창덕 기자

세계일보 김창덕 기자  2007.04.04 16: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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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일보 김창덕 기자  
 
이번 기획시리즈는 그동안 일선 현장에서 기자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아쉬움 혹은 부끄러움에서 시작됐다. 크고 작은 대외협상 기사를 쓸 때마다 ‘협상력 부재’라는 단어가 꼬리표처럼 따라붙기 일쑤였다.

그런데 단지 협상결과의 평가만 놓고 이 말을 썼던 것은 아니었을까. 정작 협상 저변에 깔린 과정이나 깊은 원인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이 때문에 언론에서는 수없이 비판을 해도 한국의 대외협상에서 늘 비슷한 잘못된 관행과 무능이 되풀이되고 또 언론의 비판이 꼬리를 물고….

작년 12월부터 ‘대외협상력’ 취재에 두 달 여를 매달리면서 우리 팀은 늘 이런 생각과 반성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것 같다. 취재과정에서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높은 ‘장벽’을 만났고 많은 시행착오도 겪었다. 정부부처는 이미 ‘국익 우선’ ‘외교상 비밀’이라는 명분으로 무장하고 있었고, 이 때문에 행정정보 공개청구는 큰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협상관련 일지도 대외비라며 거부하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다. 결국 취재팀은 15개 관련부처의 공무원 한 명 한 명을 설득하며 한 달동안 지난한 힘겨루기를 해야만 했다.

하지만, 취재팀에게는 이번 기획시리즈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 한국협상학회 회원들과 국회의원, 정부부처 국제협력 담당국장 등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는 우리의 문제제기와 기사방향이 틀리지 않았음을 또렷이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운도 따라줬다. 용산기지 이전협상과 한·불 외규장각 도서반환 협상, 제일은행 매각협상 등 외교·안보·통상 협상의 대표사례들을 심층적으로 취재할 수 있었던 것. 어렵사리 만난 협상주역들은 취재팀에게 한국협상의 비밀을 하나씩 하나씩 털어놓았다. 특히 한불외규장각 도서반협상의 민간대표였던 한상진 서울대 교수는 안식년으로 중국에 있었는데 잠시 귀국한 동안 인터뷰가 이뤄지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우리팀은 취재과정에서 참 많은 ‘협상’을 했다. 갖가지 자료와 정보를 둘러싼 취재원과의 협상,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한 팀원들간 협상, 자신과의 협상…. 이 모든 협상에서 우리팀은 미련하리만큼 정공법을 고집했고, 차선책을 찾는데 인색했던 것 같다. 그래도 이런 우직함과 미련스러움이 많은 독자에게 큰 공감을 자아냈고 이처럼 좋은 평가까지 받게 된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