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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거짓증언 강요 녹취록 파문

[취재보도부문]KBS 강민수 기자

KBS 강민수 기자  2007.04.04 16: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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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강민수 기자  
 
제이유 사건이 한 창이던 지난해 말, 서울 동부지검은 그 동안 시끄럽게 떠들었던 언론을 머쓱하게 만드는 중간 수사 결과 발표를 내놨다. 제이유 그룹의 로비와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던 대부분의 인사들을 무혐의 처리한 것.

중간 수사 발표 이후 다시 조용해진 동부지검 주변에서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검사가 피의자에게 부적절한 요구를 하는 내용이 녹음됐다는 것이었다. 순간 머릿속에는 제이유 그룹의 전 간부 김모 씨의 얼굴이 스쳐갔다. 김 씨는 원래 제이유 그룹 주수도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에 협조를 해 오던 인물. 하지만 어쩐 일인지 뇌물 수수 혐의로 검찰에 의해 갑자기 구속된 적이 있었다.

김 씨는 처음엔 녹음 테이프의 존재 자체도 부인했다. 하지만 집요하게 추궁하자 존재는 인정하되 공개는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검찰을 두려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한달 여 간의 설득과 회유 끝에 녹취록을 손에 쥘 수 있었다. 9시간 분량의 녹취록 내용은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노골적이고 충격적이었다.

보도 시점이 문제였다. 지난 2월5일로 예정돼 있던 주수도 회장의 사기 관련 선고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때 마침 서울 동부지검 측에서도 비공식적으로 보도 여부에 대한 확인이 들어왔다. 그리고 보도를 하더라도 검찰 인사 이후에 해 줄 것을 요구했다. 사회팀 선배들과 논의 끝에 검찰 인사와 무관하게 주 회장에 대한 선고가 내려지는 2월5일 저녁에 방송하기로 결정했다.

보도 이후 서울 동부지검장의 즉각적 대국민 사과와 대검찰청의 감찰이 이뤄졌다. 하지만 이후 감찰은 제식구 감싸기에 급급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취재 보도 과정에서 많은 언론이 검찰 개혁에 한목소리를 내주었지만 일부 언론에서는 KBS 보도를 제이유 측이 검찰을 흔들기 위한 작업이었던 것으로 매도하는 듯 방향을 잡아나가기도 했다. 검찰을 공격하는 것은 제이유를 도와주는 것이라는 단순한 흑백논리에 동조하는 일부 언론의 논조에 비애감을 느끼기도 했다.

이번 보도를 계기로 설립된 부패범죄특별수사본부에서 현재 제이유 로비 수사를 다시 수사하고 있다. 또 이번 보도를 계기로 검사들은 피의자에게 반말을 하지 않게 됐다. 검찰 수사 관행의 성역을 조금이나마 깨트렸다는 보람을 느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