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된 정보로 협상 막바지 찬반 의견 ‘엎치락 뒤치락’ 의제설정·팩트 전달 등 언론 역할 성찰을
언론의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한·미 FTA에 대한 민심은 찬반이 팽팽했으나 협상 막바지에 이를수록 반전을 거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민이 얻을 수 있는 한·미 FTA에 대한 정보가 제한된 가운데 언론이 제 역할을 했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무역촉진권한(TPA) 시한으로부터 약 보름 전인 지난달 15일 CBS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는 찬반이 팽팽하게 나왔다. FTA를 계속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은 38.1%, 협상에 반대한다는 의견은 34.5%였다. 15일 문화일보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한 여론조사에 결과에 따르면 찬성(44.2%)과 반대(43.7%)가 불과 0.5% 차이를 보였다.
KBS 9시뉴스 등이 보도한 지난달 22일자 범국민운동본부의 조사결과도 찬성 46.8%, 반대 44.5%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한겨레의 25일자 조사에서는 반대 의견이 많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반대(47.5%)가 찬성(40.5%)과 차이를 벌린 것이다.
조선은 같은 날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된 의원 중 55%가 한·미 FTA가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언론인 민중의 소리 조사 결과는 다소 달랐다. 이 조사에 따르면 찬성 입장인 의원은 33%, 반대는 23%였으며 유보가 44%로 가장 많았다.
협상시한이 가까워 온 29일에 이르자 또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CBS의 여론조사 결과 ‘계획대로 협상 타결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50%로 나타났다. 협상중단을 지지하는 응답자는 36.3%였다. 15일의 결과에 비해 찬성이 크게 늘어난 셈이었다. 그러나 타결 직전인 30일 보도된 동아일보의 창간 87주년 국민의식 조사에서는 반대(45.4%)가 찬성(36.0%)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가 민심을 정확히 반영했느냐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한·미 FTA 협상의 경우 정보 자체가 제한돼 있고, 전문가들도 전모를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에 합리적 판단이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럴 경우 의제를 설정하는 언론 등의 역할이 특히 중요했다고 지적한다. 여론조사전문기관 엠브레인의 김태영 과장은 “한·미 FTA 찬반이 팽팽했던 것은 정보가 불충분한 상태에서 나타난 일종의 불안감의 반영”이라며 “찬반을 떠나 언론이 국민에게 과연 충실하게 팩트를 전달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우성 기자 jea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