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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법 또다시 논란

영국 BBC, 국가 아닌 경영위가 예결산 권한
4월 임시국회서 KBS·EBS 제외 개정안 논의

정호윤 기자  2007.03.28 15:5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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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일 시행을 앞둔 공공기관운영법이 지난 20일 노무현 대통령의 ‘KBS 비판’ 발언 이후 KBS·EBS의 적용 여부를 놓고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쟁점은 언론사가 법의 지배력 하에 있을 때 독립성 침해가 우려된다는 주장과 정부출자기관인 공영방송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것이다.

통합신당 추진모임 전병헌 의원 등 여야 의원 61명은 지난 16일 이 법과 관련 개정안을 발의, 공공기관운영법 논란은 4월 임시국회에서도 계속될 전망이다.

개정안의 핵심은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자율성 확보를 위해 이 법률의 적용 제외 대상에 KBS·EBS를 추가(안 제4조 제2항 제3호 신설)한다는 것이다.

공공기관운영법은 기획예산처가 3백여개의 공공기관을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기타공공기관의 3단계로 나눠 관리하겠다는 것으로 지난해 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기획예산처는 KBS·EBS를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 시행 첫해에는 운영과정에서 예외로 두기로 했다.

하지만 KBS·EBS측은 이같은 사항이 모법으로 규정되지 않아 소위 기획예산처의 ‘입맛’에 의해 언제든 적용대상이 될 수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 법의 최고 심의의결기관인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위원장을 기획예산처 장관이 맡고, 위원 20명 중 절반 이상을 대통령이 위촉하게 돼 있는 현재의 법 체계는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또 공공기관운영법 △11조 경영목표와 예산 및 운영계획, 결산서, 인력현황, 인건비 예산과 집행현황, 기타 기획예산처의 요구사항을 다 공시해야 한다 △12조 기획예산처가 각 기관의 공시내용을 통합 공시하려 할 경우 관련 자료를 요구하면 응해야 한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특히 14·15조의 경우 ‘기획예산처가 공공기관의 통폐합, 기능 재조정, 민영화 등에 관한 계획 수립권을 가지고 혁신지침의 제정, 혁신수준을 진단한다’고 명시돼 있어 방송 독립성 침해의 핵심 조항으로 평가되고 있다.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은 지난해 국회운영위 답변에서 “법 자체가 통제를 하자는 것이 아니고 경영에 관한 정보를 제시하라는 것”이라며 “이는 공공기관으로서 최소한의 공적의무”라고 말했다.

행정부의 공영방송 관리가 가져오는 성패는 대표적인 공영방송인 영국 BBC와 일본 NHK의 사례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BBC는 경영위원회가 예결산 기능을 모두 가지고 국회에는 결과만을 통보하고 있다. 이 때문에 BBC는 정부로부터 완전히 독립돼 성공한 공영방송의 모델로 평가된다.

반면 국회가 예결산 기능을 쥐고 있는 NHK는 자연다큐에 비해 시사다큐 영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민감한 영역에 있어 완벽한 독립성을 보장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KBS의 예산과 심의는 KBS이사회가, 결산은 국회가 일임하는 구조로 돼 있지만 공공기관운영법 적용 대상으로 지정되면 모든 권한은 기획예산처로 넘어가게 된다.

성공회대 김서중 교수(신문방송학)는 “방송위, 감사원, 국회를 통해 예결산을 감시 받고 있는 공영방송을 행정부가 추가로 감시하게 된다면 돈을 통해 방송에 지배력을 미칠 우려를 남기는 일”이라며 “공공기관을 정부가 관리해야 한다는 인식에 앞서 공공기관의 사회적 의미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