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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한·미 FTA 방송시장 압박

지상파프로그램 편성축소·소유지분 조정 등 요구

정호윤 기자  2007.03.21 17: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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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계 “PP·SO·지상파 모두 타격”

19일 개막된 한·미 FTA 고위급협상에서 방송을 비롯한 시청각 미디어분야가 전면 개방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방송계 전반에 위기론이 싹트고 있다.

일단 논란을 일으켰던 CNN 한국어 더빙방송은 백지화 될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사와 언론유관단체의 적극적인 반대 움직임이 일자 김종훈 한·미 FTA 수석대표가 15일 국내 여러가지 법규와 다른 요소들을 고려할 때 미국측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또 인터넷을 이용한 VOD(주문형 오디오) 개방은 모든 방송콘텐츠의 쌍방향 서비스가 활성화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문화다양성 보호 등을 고려, 미래 유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들을 제외한 시청각 미디어분야는 사실상 전면 개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7차협상까지 미국측이 주장하고 있는 방송관련 핵심 내용을 보면 △방송채널 사업 외국인 소유지분 조정(49%→51%) △지상파 국내 제작 프로그램의 편성 쿼터 축소(80%→50%) △미래유보의 방송규제를 현행유보로 전환 △코바코 해체 등이다.

우선 외국인 소유지분 문제는 PP(방송채널사용 사업자)의 생존문제와 직결된다는 평가다.

CJ가 참여하고 있는 tvN 등을 제외하곤 대부분 PP가 자금난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외국인 소유지분이 상향되면 소위 ‘밥상지키기’가 불가능해 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YTN노조 현덕수 위원장은 “방송시장 개방은 YTN 등 PP뿐 아니라 SO 나아가 지상파방송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상파 국내 제작 프로그램의 편성쿼터 축소안은 한미 양국간 방송프로그램 매출액 규모를 볼 때 국내 방송계의 태풍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측은 지난 7차협상 과정에서 총 방송시간에 대한 현 장르별 쿼터를 없애라고 우리측에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미국 방송프로그램 매출이 100일 때 한국은 6에 불과한 수준으로 경쟁 자체가 안된다”면서 “국내 제작물이 80%에서 50%로 줄어든다는 것은 30%의 인력과 장비가 필요 없다는 의미”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밖에 방송규제를 현행유보로 전환하거나 코바코를 해체하는 제안도 방송가의 큰 타격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시청각미디어공대위 관계자는 “재정경제부와 외교통상부는 이같은 미국측 요구를 수용한다는 입장을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는 자동차 관세 인하 등 우리측 관심분야에서 협상의 성과를 내기 위해 문화는 배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언론개혁 시민연대 양문석 정책실장은 “언론영역에서 한·미 FTA 방송시장 개방을 막을 방법은 현재로선 없다”면서 “이처럼 심각한 현 상황은 보도를 통해 국민들에게 개방 이후 예상되는 폐해를 알리거나 반대 시위 등 조직적인 단체 행동을 통해 이룰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호윤 기자 jhy@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