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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대학 폭력과의 전쟁'

'신입생 얼차려 문화' 2년에 걸쳐 집중 추적

장우성 기자  2007.03.21 17: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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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겨레가 보도한 전북대 신입생 얼차려 현장.  
 
한겨레가 2년에 걸쳐 ‘대학 폭력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3월 ‘폭력에 길들여진 대학사회 이대로 좋은가’란 기획연재물을 통해 신입생들에 대한 대학 내 폭력문화를 고발했던 한겨레는 첫 보도가 나간 뒤 1년만인 지난 9일 전북대와 경희대 체육대의 신입생 폭력 현장을 취재한 ‘선배들 앞에서 인상쓰면 죽어요’를 1면 머릿기사로 내보내면서 다시 ‘전면전’을 선포했다.

한겨레는 10일자에도 건국대 체육대의 얼차려 신고식 현장을 포착한 기사를 1면 머리로 내보냈다. 인터넷한겨레에는 현장에서 촬영한 동영상도 올렸다.

12일자에는 중부대 경찰행정학과의 2박3일에 걸친 얼차려 엠티를, 19일자에는 공주대 독문과의 계룡산 엠티에서 벌어진 신입생 얼차려 신고식을 역시 1면에 보도해 대학 폭력문화가 체육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밝혔다.

한겨레는 20일자 사설 ‘대학들, ‘폭력 금지 학칙’ 만들 때’에서는 대학들이 폭력을 금지하고 엄격히 처벌하는 학칙을 제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취재를 담당한 박현철 기자는 10일자 기자칼럼 ‘체대 잔혹사 고리끊기 실천으로 답할 때’를 통해 “일부 체육대학의 폭력 관행은 하나도 바뀐 게 없다”며 “이젠 해당 대학과 교수들이 행동으로 답할 차례”라고 밝혔다.

기사가 나간 뒤 전북대측은 9일 기자회견을 열고 교수와 학생 명의의 사죄문을 발표하고 관련 학과장 보직 사퇴, 가해 학생 문책,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발표했다. 체육계의 자성도 잇따랐다.

한겨레의 대학 폭력 추적은 2005년 가을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겨레 스포츠부는 당시 체대 신입생 부모의 제보를 통해 대학 내 폭력문화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폭력이 가장 극심한 3월 입학 시즌에 현장을 잡아내기로 계획했다.

경희대 체육대 신입생들의 얼차려 교육을 취재하기 위해 학생들의 인터넷 카페에서 집결 장소와 시간을 알아내, 지난해 3월7일 오전 7시 경희대 수원캠퍼스에서 현장을 첫 포착했다.

한겨레는 지난해 보도에도 불구하고 대학 내 폭력문화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보고, 올해도 입학 시즌을 맞아 다시 기사를 내보낸 것이다.

정영무 편집국장 직무대행은 “대학의 폭력 문화가 근절될 때까지 후속 추가 보도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겨레 측은 제보가 온 학교만 따져도 2백50여개에 달한다며, 기사에 나온 대학은 그중에서 확인된 일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취재 결과 이런 폭력은 체육대만의 문제가 아니며, 예술계통 학과나 공대, 의대 등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대구가톨릭대 최경진 교수(언론광고학부)는 “사회적 통합과 규범의 유지를 위한 보도는 결코 일회성으로 끝나서는 안된다”며 “한겨레의 대학폭력 관련 보도는 꾸준한 환경감시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한겨레 스포츠부는 2005년에도 학원 운동부에서 벌어지는 폭력에 대해 7회에 걸쳐 기획연재물을 내보내는 등 스포츠 보도에서도 사회성이 강한 영역을 꾸준히 다뤄왔다.
장우성 기자 jea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