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기자들 취재열기 ‘후끈’
14일부터 금강산과 개성공단을 연속으로 방문한 세계 기자들은 북측을 직접 방문했다는 것을 알리려 열띤 취재에 나섰다.
카타르 알자지라 방송을 비롯해 멕시코, 브라질, 온두라스, 이탈리아, 호주 등지에서 파견된 방송 기자들은 금강산 일대와 개성공단의 이곳저곳을 촬영했다.
특히 카메라를 미리 신고하지 않은 해외 기자들은 자신이 속한 회사 로고가 그려진 마이크 받침대와 테이프만 가지고 카메라를 가진 취재단에게 촬영을 부탁하기도 했다.
또 신문기자들도 나름대로 수첩과 녹음기, 디지털 카메라를 총동원했다.
이런 취재 열기 속에서 기자들은 15일 금강산 관광특구의 삼일포에서 그림을 파는 북측 주민을 취재하다, 북측 감시원에게 제지를 당하거나(이탈리아 기자) 사진촬영이 금지된 곳에서 촬영하다 걸려 1백달러의 벌금을 물기도 했다(폴란드 기자).
16일 개성공업단지 방문 때에도 이들의 취재 열기는 식지 않았다.
개성공단 사업 설명을 맡은 김동근 개성공업지구 관리위원회 위원장에게 이들은 40분이 넘는 시간 동안 개성공단의 근로환경, 지불 임금, 복지 수준, 투자 여건 등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멕시코에서 참석한 길레르모 로페즈 기자는 “토요일에 돌아가면 곧바로 매일 한 꼭지씩 총 5꼭지에 해당하는 기사를 리포팅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러블 메이커’ 이탈리아 피오 기자
이탈리아 SKY방송국 피오 데밀리아 기자는 가는 곳마다 말썽을 일으키거나 불만을 표출, 주위로부터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피오 기자는 금강산으로 들어가기 전 자신이 가져온 카메라가 미리 신고가 되지 않아 가지고 갈 수 없다는 관계자의 설명에 “카메라가 없으면 절대 들어가지 않겠다. 여기서 돌아갈 테니 차를 불러 달라”고 했다. 겨우 진정이 된 피오 기자는 다시 마음을 바꿔 금강산 행 버스에 올랐다.
금강산에서도 피오 기자의 돌출행동은 끊이지 않았다. 그는 금강산 골프장 건설 현장에서도 투덜거리며 “나의 귀중한 시간을 골프장 구경하라고 하는 것은 웃기는 일”이라면서도 막상 현대 아산 측의 설명이 있자 제일 먼저 자리를 차지하고 버젓이(?) 마이크를 들이밀었다.
또 삼일포에서는 북측 주민이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영어로 질문을 하다 북측 감시원에게 적발돼 카메라를 수색당했고 이로 인해 다른 일행들은 하염없이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이번 총회에 참석한 한 외국 기자는 “자신만 취재하는 것도 아닌데 너무 무례하다”며 “지킬 것은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북측 통역사 최향 인기 ‘최고’
개성공단관리위원회에서 통역으로 근무하는 최향(23세)씨는 원어민 수준의 영어 실력과 미모로 인기를 끌었다.
최 씨는 16일 개성공단을 방문한 기자단들의 공식 통역사로 나와 개성공단을 소개하고 위원장과의 대화에서 기자들에게 유창한 영어로 답했으며 공단 이곳저곳에서 해외 기자들에게 개성을 알렸다.
다른 북측 사람들과 달리 말이 통해서인지 많은 외국 기자들의 질문과 관심이 그녀에게 집중됐으며 간혹 그녀를 취재하거나 사진을 함께 찍는 기자도 있었다.
지난해 10월 개성공단의 통역으로 첫 배치된 그녀는 해외경험이 전혀 없는데도 불구하고 완벽한 영어를 구사해, 많은 외국 기자들은 어떻게 영어를 배웠는지 궁금해 했다.
기자들이 자신을 취재하자 그녀는 당혹스러움과 미소 띤 표정으로 “왜 저를 취재하시고 그러십니까? 다음 장소에서 뵙겠습니다”라며 말을 돌리기도 했다.
최 씨는 “처음에는 남측 사람들과 일해야 한다고 해서 긴장도 하고 그랬는데 막상 같이 있으니 같은 민족이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니 친근해졌다”면서 “통역을 엉망으로 해 항상 미안한 마음이지만 개성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daebal94@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