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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혁 기자협회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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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76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는 IFJ(국제기자연맹)총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한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에 대한 자격 시비가 일었다. 당시 우리나라는 박정희 정권의 유신시대로 IFJ는 한국기자들이 독재정권 밑에서 아무런 저항을 하지 않는 것으로 여긴 것이다.
한국 대표단은 IFJ 총회에 참석한 한 외국기자의 지적에 의해 제명될 위기에 직면했다. 그 기자는 IFJ 강령을 지적하며 “이 곳에 앉아있으면 안 되는 나라가 참석했다”며 한국대표단을 지목했다.
IFJ는 즉시 자격심사에 들어갔다. 당시 한국기자협회 회장이던 이성춘 고문은 최후진술에서 “3천5백명의 한국 회원들을 제명하면 독재의 나락으로 떨어진다”며 “IFJ가 회원 자격을 유지시킨다면 한국기자협회는 앞으로 반독재 투쟁에 앞장서겠다”고 강변했다.
새벽 1시 반, 굳게 닫힌 회의장 문이 열리며 등장한 나이 지긋한 여성 기자가 이 전 회장을 찾았다. 그녀는 이 전 회장을 안으며 “Mr. Lee. You survive.(당신은 살아남았어)”고 속삭였다.
그로부터 30여년이 흘렀다. 그동안 한국은 쿠데타와 민주화, 선거를 통한 평화적 정권교체 등 많은 역사의 질곡을 거쳤다. 그 역사의 현장에서 우리 기자들은 진실을 추구하는 동시에 철저한 내부 비판과 끊임없는 성찰로 언론자유를 위한 노력도 병행했다. 그 결과 한국기자들은 정권을 비판할 수 있게 됐다. 언론자유국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 기자 모두의 노력으로 이뤄낸 국제적 위상이다.
IFJ특별총회가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서울, 금강산, 개성 등지에서 열렸다.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라는 주제로 IFJ역사상 처음으로 ‘특별’총회를 개최했다. 전 세계 70개국에서 1백50여명이 참석한 이번 총회는 대륙과 인종, 종교, 문화를 초월해 한반도 및 전 세계의 평화를 바라는 기자들의 목소리로 가득했다.
금강산과 개성을 방문한 세계 각국의 기자들은 “한반도 현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다”, “통일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 중의 하나가 될 것”, “한반도 평화를 위한 남북한의 노력이 성과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등의 말로 이번 총회를 평가했다. 그들은 또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노력들을 평가하며 세계에 알릴 것을 약속하는 결의문을 금강산에서 채택하기도 했다. 그들은 금강산, 개성공단 등을 방문하면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기자로서의 열정을 쏟았다. 그들은 가는 곳마다 취재를 했다. 그들은 분명 한반도에 집중했다. 그 집중은 그들 각자의 나라에서 기사라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현재 지구촌 한편에는 다르푸, 이라크, 이란 등 분쟁과 위기를 겪고 있는 나라들이 있다. 필리핀에서는 기자들이 살해당하고 있으며 중국, 베트남 등 언론통제가 이뤄지는 나라들도 여전하다.
이번 특별총회에서 에이든 화이트 IFJ 사무총장은 정일용 기자협회장에게 “한국기자협회는 그동안 세계 언론 환경에 대해 무관심했다”며 “다른 나라에서 지속되는 언론탄압, 언론인 살해, 언론통제 등에 대해 한국도 위상에 맞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들이 한반도를 향한 관심이 집중된 것처럼, 우리도 그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도 지난 과거 IFJ회원국들의 관심과 도움이 없었다면 언론자유를 위한 노력을 그토록 매진할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관심이 그들 나라의 언론자유를 위한 행동에 힘을 실어줄 때 한국기자의 위상도 높아질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