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공공기관운영법의 적용대상에 KBS가 포함된 것은 언론 독립과 관계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과 관련 언론단체가 성명을 통해 적극 반발하고 나섰다.
노 대통령은 20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공공기관운영법이 어떻게 KBS의 언론독립을 침해할 수 있겠냐”며 “KBS가 최근 방송 80주년 특집프로그램을 통해 KBS는 이 법의 적용대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취지의 방송을 한 것은 전파 남용의 예”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정부가 언론의 독립성을 침해하려 한 적이 있느냐”고 반문한 뒤 “그런 법령이 있다고 해서 기획예산처가 KBS의 언론 독립을 어떻게 침해할 수 있겠느냐”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의 발언 직후 언론노조(위원장 이준안)는 ‘방송 독립성에 대한 대통령의 순진한 인식이 안타깝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언론노조는 성명을 통해 “대통령의 발언은 저열하다고 규정할 수밖에 없다”며 “기획예산처가 공공기관운영법 제정을 위해 국회를 상대로 자행한 기만과 사기에 대해 대통령이 면죄부를 준 것으로 이해될 뿐”이라고 말했다.
KBS노조(위원장 박승규)는 ‘대통령의 시대착오적인 언론관을 규탄한다’는 제하의 성명을 내고 “KBS를 정부 부처 산하의 직접적인 통제를 받도록 하는 법이 언론의 독립성 침해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대통령의 발언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공영방송을 지키려는 노력을 자사이기주의로 매도하는 대통령은 비정상적인 언론관을 즉시 고쳐야한다”고 촉구했다.
KBS 직능 5개 단체(경영협회·기술인협회·기자협회·아나운서협회·프로듀서협회)도 ‘대통령의 공영방송에 대한 인식이 통탄스럽다’는 성명을 통해 “공공기관운영법은 참여정부 임기 말에 와서 정부가 방송의 독립성을 1987년 6월항쟁 이전인 20년 전으로 후퇴시키는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통합신당 추진모임 전병헌 의원등 61명의 의원들은 16일 “공공기관운영법이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KBS와 EBS를 적용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골자로 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KBS는 정부가 1백% 출자했고 준조세인 시청료를 받고 있는 만큼 방만한 경영이나 도덕적 해이 등을 차단하고 합리적으로 투명한 경영을 해야 한다”고 말해 예외를 인정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