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캠프 등 정치판에서 사고하는 UCC(사용자제작콘텐츠)는 네티즌의 인기를 끌만한 동영상을 별도의 전담팀이 제작하며, 배포하거나 중계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한 발상을 언론이 무비판적으로 배포하고 있어 정치권과 언론이 왜곡된 UCC담론의 전성시대를 이끌고 있다.”
8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언론광장(대표 김중배) 창립 3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경희사이버대학교 민경배 교수(NGO학)는 정치권과 언론이 왜곡된 UCC 담론을 형성했다고 지적하며 “이용자들의 자발적 참여로 생산되는 UCC 본래의 의미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고 ‘사용자생산콘텐츠(UCC)’를 말하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사용자’는 사라지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민 교수는 “대부분의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UCC가 ‘네티즌들에게 인기를 끌만한 재미있는 동영상을 전담팀이 제작해 배포하거나 중계하는 것’쯤으로 간주된다”며 “단지 잘 포장된 상품으로서의 UCC, 선거홍보 수단으로서의 UCC만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민 교수는 이처럼 왜곡된 담론으로 인해 UCC는 공론장으로 자리 잡을 수 없음을 지적했다.
그는 UCC 공론장의 걸림돌로 동영상 제작물이 대부분 마구 퍼온 불법 복제물이라는 것에 주목하며 “지금의 UCC는 ‘이용자 생산 콘텐츠(User Created Contents)’가 아니라 ‘이용자 복제 콘텐츠(User Copied Contents)’란 말까지 생길 정도”라고 우려했다.
또 가치 있는 정보보다 유희적인 정보가 많은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관음증을 야기하는 몰래카메라나 엽기물 △포르노와 음란물 △명예훼손이나 프라이버시 침해 △악성 댓글 등도 심각한 상황으로 “UCC가 상법 사이트들의 수익 창출 수단으로만 동원되는 구조 하에서는 그저 조회수 증가에만 목적을 둔 저급한 정보들이 양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민 교수는 UCC가 여론의 공론장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신뢰의 상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동영상 UCC가 과거 텍스트나 이미지 기반의 UCC와 달리 공론장으로서의 가능성조차 보이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신뢰’의 상실”이라며 “공론장의 싹조차 틔우지 못한 상태에서 상업화의 손길에 먼저 포획되어 버린 동영상 UCC의 현주소야말로 우리가 극복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동영상 UCC는 그 어떤 표현 방식보다도 가장 강력한 메시지 파워를 가질 수 있다”며 “‘사용자’, ‘철학’, ‘공론장’이 빠져버린 UCC는 빈 껍데기에 불과하며 때로는 유해하기까지 하다”고 덧붙였다.
이대혁 기자 daebal94@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