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의 이번 선거는 예기치 않게 대표이사가 중도 사퇴하는 등 복잡한 상황에서 실시되는 만큼 통합과 경영 비전 등 다양한 화두가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겨레의 통합은 주요 화두 가운데 하나다. 한겨레는 창간 이래 계파 구도가 오랫동안 이어져왔다. 최근 들어서는 세대 간의 차이도 나타났다. 편집과 경영 간의 문제도 제기된다.
‘통합의 용광로’를 모토로 내세운 곽병찬 후보 측은 부문 간 차별, 세대 간 단절과 파벌 문화의 해소를 약속했다. 이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 신망이 두터운 사람을 중용하겠다”는 인사 정책을 공약했다. 곽 후보 측은 “한겨레의 변화와 개혁을 위해서는 회사 전체의 통합된 내부동력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경영과 편집, 양날개로 비상하겠습니다’라는 구호를 내건 오귀환 후보는 ‘통합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오 후보는 “사내 갈등이 우수한 내부 역량을 갉아먹었다”며 “지켜야 할 기득권이 없는 자신이 분열을 해소할 적임자”라고 자평했다. “젊은 기자들의 비판을 창조로 바꾸는 리더십”도 제기했다. 편집국장과 3년간 인터넷한겨레 사장을 지낸 경험으로 편집과 경영 간의 긴장을 승화시키겠다고 밝혔다.
서형수 후보는 역대 대표이사 선거의 후유증이 동료 간의 반목을 키웠다며 ‘대표이사 선출 제도 개선 특위’를 설치하겠다고 공약했다. 5~10년차의 사원들이 참여하는 ‘청년이사회’를 구성해 의견을 경영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편집규약을 마련해 경영과 편집의 권한과 책임 범위를 명료화, 논란을 해소하겠다고 약속했다.
회사의 경영과 비전도 관심거리다. 곽병찬 후보는 “창간을 이끌었던 1기 한겨레에서 2기 한겨레를 향한 다리가 되겠다”며 “신문기업의 틀을 발전적으로 극복한 지식기업으로 거듭나기”를 내세웠다. 그 핵심은 지식과 콘텐츠라며, “단기적인 매출이나 시장점유율보다는 개인-조직-콘텐츠의 경쟁력이 선순환하는 지식기업의 주춧돌을 놓겠다”고 밝혔다.
오귀환 후보는 “장단기를 구분하지 못한 채 한꺼번에 다 하겠다는 공약은 허언”이라며 “10년을 내다보며 한겨레의 위상을 지금부터 한 계단씩 쌓아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경영은 실험이 아닙니다’라는 구호를 내세운 서형수 후보는 “한겨레의 미래를 차별화로 개척하겠다”는 입장이다. 서 후보는 “전체 독자 시장에서 경쟁우위에 설 수 있는 30%를 목표시장으로 정하고 집중 공략, 그 시장에서 한겨레가 1등하는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1월 금속노조 의견광고 거부 사건을 맞아 젊은 기자들 중심으로 개진됐던 한겨레의 정체성 문제도 거론될 전망이다. 곽병찬 후보 측은 “한겨레의 정체성 재확립을 통한 강한 신문을 만들어 구체적인 성장 기반을 확보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오귀환 후보는 “진보는 한겨레의 숙명”이라며 “한겨레 지면은 진보의 정체성을 튼튼히 세워야 한다”고 공약했다.
경영 전문성도 제기될 전망이다. 서형수 후보 측은 전문 경영인의 이미지를 내세우면서 “한겨레가 지속가능하도록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 기자들은 신문 품질 향상에만 전념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귀환 후보는 2001년 인터넷한겨레를 설립해 대표이사로서 200여억원의 외부자금을 유치했던 경영 경험을 강조했다.
편집국장 교체 등 일련의 사태도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오귀환 후보 측은 “일련의 과정을 극복하고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후보 측은 정책공약집을 통해 지난 편집국장 교체 파문의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