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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보조출연자의 죽음

정호윤 기자  2007.03.07 17: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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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호윤 기자  
 
한 50대 보조출연자의 사망을 둘러싸고 언론이 제각각의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돌연사의 원인이 방송사 출연에 있다는 식의 보도에 이어 방송사와 유족간의 책임공방, 이제는 방송사와는 무관하다는 식이다.

첫 보도를 한 인터넷언론은 자사의 관련기사를 무슨 연유에서인지 슬그머니 온라인에서 내렸다.

불과 사흘여만에 기사의 방향은 유족들의 얘기에, 방송사의 해명에 따라 시시각각 바뀌었다.

그러나 출연자가 원하기만 한다면 시간과 장소, 일정에 관계없이 출연을 강행하는 보조출연 업체의 운영방식을 지적하는 언론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또한 보조출연 업체나 방송사 어느 곳에서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출연자의 건강진단을 문제삼는 기사도 찾기가 힘들다.

방송사는 프로그램 성격에 맞는 출연자(문제가 된 프로그램의 경우 50대 건강한 남성)를 섭외 해 달라고 보조출연업체에 관련 사항 일체를 일임하고 있다.

업체 역시 사람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 때문에 본인이 출연의사만 밝히면 별다른 제재 없이 섭외작업을 하고 있다.

출연의 적정성 여부도, 출연자의 건강상황도 이들에겐 관심 밖이다.
이들에게 출연자가 소모품으로 비춰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누구도 그들의 노동환경이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점에 이의를 달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언론은 이를 외면했다.
속보경쟁에 휘둘렸고 목소리가 높은 쪽 손 들어주기에 급급했다.

현재 유족들은 방송사측에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방송사도 자신들 입장에서 편향된 기사를 쓴 언론사에 대해 언론중재위 회부와 함께 소송까지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보조출연자는 이미 고인이 됐다. 슬픔에 잠긴 유족들은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담당 PD는 기사의 뭇매에 “내가 사람을 죽인 것처럼 보도된 기사가 나를 죽이고 있다”며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피해자만 있고 상처받은 이만 가득한 현실. 과연 그 원인을 제공한 이들이 누구인지, 향후 똑같은 아픔이 반복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을지.

한 엑스트라의 가슴아픈 죽음을 두고 언론인 모두가 한 번쯤 고민하고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