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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취재보도부문]인천일보 이승호 기자

암구호 방송은 거짓말

인천일보 이승호 기자  2007.03.07 16: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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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일보 이승호 기자  
 
인천의 중심지인 남동구 구월동 일대는 뉴코아 아울렛 인천점 화재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하루에도 수천명이 오가는 대형 쇼핑몰에 이같이 큰 화재가 났다는 데에 우선 명확한 원인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이 필수적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화재 현장에서 만난 아울렛측 관계자와 소방당국, 그리고 이후 다른 언론의 보도행태는 참으로 이해할 수 없었다. 이같이 대형 화재 속에서도 인명피해가 크지 않았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었지만 모두들 화재 자체에 대한 원인분석보다는 아울렛측의 일방적인 주장에만 초점을 맞췄다. 정확한 원인 조사를 해야할 소방당국도 마찬가지였다.

아울렛측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암구호 방송을 통해 고객의 피해 없이 안전히 대피시킬 수 있었다라는 주장은 상식적으로 도무지 납득되지 않았다. 대형 쇼핑몰에서는 자동감지시스템이 설치돼 있어 화재가 나면 자동으로 비상벨이 울리고,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이 작동했을 텐데 암구호 방송을 통해 고객을 대피시켰다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았다.

이번 화재는 아울렛측이 주차장에 무단으로 쌓아 놓은 의류상자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소방시설이 문제였다. 차근차근 현장을 돌며 보도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아울렛측 내부에서도 문제제기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고 자칫 미담보도로 묻힐 뻔한 이번 화재의 원인이 속속 밝혀지기 시작했다.

모든 사건과 사고를 바라보는 언론이 가져야 할 단 하나의 관점은 항상 진실된 자세로, 진실된 취재를 통해 보도하는 것이라고 한 선배로부터 배워 왔다.

취재에 협조해 준 아울렛 관계자들과 인천일보 사회부 식구들, 항상 언론인의 자세를 강조하며 다그쳤던 한 선배 가르침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