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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전병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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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선 한국, 이젠 돌려줄 차례다’는 제하의 공적개발원조(ODA) 기획기사는 지나치게 국내 이슈에 국한된 우리 언론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시도였다. “우리도 먹고 살기 힘든데 배부른 소리 아니냐”는 일반의 인식부터 걸림돌이었다. 일반 독자들에게 ODA와 대외개발협력기금(EDCF)이란 용어도 낯설다.
이번 기획은 OECD국가 중 최하위인 한국의 공적개발원조 규모를 국제적 위상에 맞게 대폭 늘리고, 내용에서도 유상차관보다 무상원조를 키우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국내외 취재과정에서 새삼 우리의 ODA가 얼마나 왜곡돼 있는지 실감했다. 특히 유상원조는 경제 논리가 지배했으며, 과정에도 한국기업의 해외진출용 ‘눈먼 돈’으로 전락한 면이 컸다. 그러다 보니 도움을 받는 나라의 실정을 면밀히 검토하지 않는 허점이 드러났다.
대표적인 사례가 필리핀 사우스레일 사업 과정에서 쫓겨난 빈민들의 비참한 현실이었다. 몽골 고비사막의 달란자드가드 화력발전소의 끊이지 않는 단전사고는 지어주고도 사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욕을 먹는 경우였다. 이곳의 시민들은 당국이 쫓아내면 쫓겨나고, 전기가 나가면 촛불을 켜는 것을 숙명처럼 받아들였다. 자국 정부가 아니라 도움을 주는 우리가 관여하지 않으면 이들의 삶이 개선되기 힘든 구조다.
무턱대고 무상원조만 늘리자는 얘기가 아니다. 원조를 바탕으로 경제발전을 이룩한 우리의 경험을 전수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부가 ODA 규모를 늘리는 등 원조를 강화할 방침이란 소식은 고무적이다. 대선주자 가운데도 ODA 확대를 말하는 이들이 나왔다. 조화롭고 지속 가능한 국제사회 발전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할지 고민할 때가 됐다.
열악하고 위험한 지역 취재를 무사히 마칠 수 있게 도와준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부디 ODA가 제모습을 찾아가길 기대한다. 현지에서 만난 순박한 시민들의 눈망울이 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