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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창간 87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는 방상훈 사장(사진제공=조선일보) | ||
방상훈 사장은 조선일보가 최근 선보인 ‘원소스얼미유스’형 기획인 ‘아워 아시아’를 언급하면서 “다양하고 새로운 전달 수단이 아무리 많이 나와도 미디어기업의 핵심은 콘텐츠이며, 콘텐츠 생산의 중심은 종이 신문”이라며 “‘why'와 ’next'를 중심으로 차원높게 가공된 프리미엄 콘텐츠로 지면을 가득 채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경제섹션 ‘위클리비즈’와 북스및 새로 준비중인 주말 프리미엄 섹션 등을 견인차로 해서 콘텐츠를 내실있게 바꿔나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대선보도에 대해서는 “국민과 국가를 지키고 나라경제를 복원시켜 이 나라의 내일을 다질 수 있는 리더십을 선택하도록 해주는 것이 진정한 공정이고 정의로운 균형”이라고 말했다.
방 사장은 “선거에 임하는 조선일보의 기본정신은 우리의 사시인 ‘불편부당’”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공정하고 정확하고 균형잡힌 기사와 지면”이라고 밝혔다.
방 사장은 “불편부당은 단순히 물리적인 기계적인 균형에 머무는 개념이 아니다”라며 “우리 민족과 국가를 위해 가장 바람직한 리더십이 어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의 역사에 대해서는 “87년이란 긴 역사를 돌아보면 조선일보가 언론으로서 늘 훌륭했다고 말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그때 언론으로서 좀더 잘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없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가지 분명히 해둘 것은 정치 이념적으로 왜곡된 세력이 정략적 목적으로 우리 역사를 비방하거나 매도하는 데 대해서는 결코 위축되거나 물러서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원 복지 부문에서는 ‘사원 가족 복지’를 강조하면서 각종 시설 확충과 3월부터 퇴직자 전직 지원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기념사 전문이다.
-창간 87주년 기념사
사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여든 일곱번째 생일을 맞는 오늘, 저는 일제 시대 우리 신문을 애독하고 사랑했던 독자 한 분에 대해 말씀을 드릴까 합니다.
草野의 선비로, 조선일보를 유달리 아꼈던 이찬갑 선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찬갑 선생 자신은 그렇게 널리 알려진 분은 아닙니다.
그분의 두 아들인 역사학자인 이기백 선생과 국어학자인 이기문 선생이 더 알려진 편입니다.
이찬갑 선생은 일제 강압 통치가 최고조에 다다렀던 1937년 7월부터 1940년 8월11일 폐간호까지, 조선일보 주요 기사들을 매일 스크랩했습니다.
이 시절은 조선 동아 양 민족지에 대한 일제의 탄압이 극에 달하고 있던 때입니다.
평안북도 정주의 시골집에서, 매일 받아 보는 조선일보는 암흑의 일제말기를 사는 그분에겐 커다란 위안이었다고 합니다.
동시에 자녀들에게 민족혼을 일깨워 주고 우리말을 잊지 않게 해주는 유일한 우리말 교과서였다고 합니다.
그분은 1937년 10월 23일자 팔면봉, ‘교육제도 개혁에 대하여’를 보고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미미한 부르짖음, 그러나 고맙다. 그래도 아직 살아 있기에 이 속에서도 하는 소리가 아니냐? 살아라. 생명만이, 이 생명만이 있는 날에는 한 번 들치고 서는 날이 있으리라”
선생은 또 일제의 검열로 기사가 잘려나간 백지신문을 스크랩북에 오려 붙이고는,
“조선아, 네 무슨 하고 싶은 말을 생생한대로 하며, 네 무슨 세상이 움직여 가는 것을 생생한대로 보도하여 보겠느냐”하고 안타까워 했다고 합니다.
우리말을 가르치지도 배우지도 못하던 그 시절, 우리말로 발행되던 조선일보 기사를 두 아들에게 읽히면서 민족얼과 우리말을 가르쳤습니다.
이기백선생은 선친을 회고하면서 “당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우리 민족의 마음 속에 있는 정부”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사원 여러분
오늘 창간 87주년을 맞아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우리 모두 우리 역사에 대한 자부심과 자긍심을 확고하게 갖자는 뜻에서 입니다.
우리는 없었던 일을 있다고 만들어 우리 역사를 미화하거나 과장할 필요는 없습니다.
반대로 우리 역사의 일부로 있었던 일을 없었다거나 아니라고 부인해서도 안됩니다.
87년이란 긴 역사를 돌아보면 조선일보가 언론으로서 늘 훌륭했다고 말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을 것입니다.
그 때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좀 더 잘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없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역사에 대한 성찰을 바탕으로, 오늘 날 이 싯점에서 한가지 분명히 해 둘 것이 있습니다.
정치 이념적으로 왜곡된 세력이 정략적 목적으로 우리 역사를 비방하거나 매도하는 데 대해서는 결코 위축되거나 물러서서는 안될 것입니다.
우리 조선일보는 우리 민족의 영욕과 함께 87년의 연륜을 쌓아왔고, 앞으로도 그 역사는 계속될 것입니다.
그 역사속에 녹아 있는 조선일보로서는 그 역사에 대한 어떤 음해와 왜곡을 용인한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를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원 여러분
이제 우리는 선배들이 만들어온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면서 앞으로 창간 100년을 맞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창간 100주년을 바라보면서, ‘신문 시장 1등’에 안주하지 말고 ‘뉴스 시장 1등’을 지향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는 얼마전 ‘뉴스 시장 1등’으로 가기 위한 새로운 사업을 성공적으로 출범시켰습니다.
하나의 콘텐츠를 신문은 물론, 지상파, 케이블, 위성 DMB, 인터넷 등을 통해 동시에 공급하는 ‘원 소스 멀티 유스’형 ‘크로스 미디어’ 기획을 처음으로 선보였습니다.
파키스탄의 여성 인권을 다룬 ‘Our Asia’ 첫 기사가 조선일보에 보도되고 지역민방을 통해 전파를 타자, 국내 언론계는 물론 외국 방송사에서까지 기사내용과 새로운 형태의 보도방식에 커다란 기대와 관심을 표명했습니다.
사원 여러분
그러나 우리는 이제 막 첫걸음을 뗀 데 지나지 않으며, 첫 작품이 성공적으로 출발했다고 만족해선 안됩니다.
지금 막 출범시킨 크로스 미디어 기획의 성공 여부는 수준있고 품질높은 콘텐츠를 계속 공급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다양하고 새로운 전달수단이 아무리 많이 나와도, 미디어 기업의 핵심은 콘텐츠이며, 콘텐츠 생산의 중심은 종이 신문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누구나 다 쓰고 만드는 범용 기사나 지면이 아닌, ‘why’와 ‘next’를 중심으로 차원 높게 가공된 프리미엄 콘텐츠로 조선일보 지면을 가득 채워야 합니다.
우리는 이미 우리 신문 기사와 지면을 프리미엄급으로 업그레이드 하기 위한 시스템을 출범시켰습니다.
정착단계에 들어간 고급 경제 섹션인 ‘위크리 비즈’와 북스 및 새로 준비중인 주말 프레미엄 섹션 등을 견인차로 해서, 조선일보 콘텐츠를 내실있게 바꿔 나가야 합니다.
고급 기사와 일상적인 기사 및 생활정보와 화제 등을 다양하게 공급해 독자들의 선택폭을 넓혀 주어야 할 것입니다.
사원 여러분
올해는 새 대통령을 뽑는 선거의 해입니다.
선거에 임하는 조선일보의 기본정신은 우리의 사시인 ‘불편부당’ 입니다.
우리가 이 정신에 더욱 유념해야 하는 것은 나라의 새 지도자를 선택하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고 중대하기 때문입니다.
또 우리 신문의 위치와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이 나라의 모든 눈과 귀가 우리에게 쏠려 있음을 의식하기 때문입니다.
불편부당한 신문을 만드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거듭 강조하거니와, 공정하고 정확하고 균형잡힌 기사와 지면입니다.
그러나 불편부당은 단순히 물리적인, 기계적인 균형에 머무는 개념이 아닙니다.
우리 민족과 국가를 위해 가장 바람직한 리더십이 어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국민과 국가를 지키고 나라경제를 복원시켜 이 나라의 내일을 다질 수 있는 리더십을 선택하도록 해주는 것이, 진정한 공정이고 정의로운 균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함께 사원 여러분의 개인적인 지연 학연 혈연이 지면제작에 개입되어서는 안되며, 조율되지 않은 사적인 의견이나 입장이 드러나지 않도록 해 줄 것을 특별히 당부 드립니다.
사원 여러분
지난 연초 저는 우리가 1등에 안주해서 나태하고 안이한 생각이나 풍조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며 그런 분위기 추방을 당부했습니다.
지금도 신문을 만들어 나가는 정신과 자세에 있어서는 한치의 흐트러짐이나 안이함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치열한 기자정신으로 ‘어제 보다 오늘이 더 나은 조선일보’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 사원과 가족들의 안정된 직장생활과 가정생활 유지가 뒷받침이 돼야 합니다.
앞으로는 복지의 개념을 ‘사원 개인 복지’에서 ‘사원 가족 복지’로 대폭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우리 사원 여러분 개개인은 물론 사원 여러분의 가족들도 전원 우리 조선일보의 가족입니다.
회사는 금년 상반기 내로 태평로빌딩에 최신 헬스시설과 고급 레스토랑 못지 않은 깔끔한 사원식당을 만들어 사원 여러분의 휴식 및 복지 공간을 대폭 확충할 것입니다.
콘도미니엄 등 휴양시설을 대폭 확충해 연중 사용이 가능하게 하고, 회사의 복지시설이나 혜택을 가족들이 함께 누릴 수 있는 방안들도 강구해 나갈 것입니다.
회사는 또 사원들의 안정적인 퇴직후 인생설계에 도움을 주기 위해 3월부터 퇴직자 전직 지원제도를 시행할 것입니다.
사원 여러분
우리 모두 일할 때는 최고의 능력과 열정을 발휘해서 최고의 신문을 만들고, 쉴 때는 최고로 쾌적한 환경에서 최대한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회사로 만들어 갑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