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법
기획예산처 산하 기타공공기관 분류 ... KBS·EBS 독립성 훼손 불가피
IPTV관련법
정통부-방송위 ‘갑론을박’ ... 법제정 앞서 정책전제 우선해야
‘공공기관운영에관한법률’에 대한 논란은 KBS·EBS를 다른 정부기관처럼 일반 공공기관으로 볼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에서 비롯된다.
공공기관법으로 통합되기 이전 ‘정부투자기관관리기본법’(이하 정투법)과 ‘정부산하기관관리기본법’(이하 정산법)은 KBS·EBS를 적용대상에서 제외했다.
1983년 정투법 제정이후 KBS는 1987년 개정을 거쳐, EBS는 2000년 개정을 통해 적용대상에서 벗어났다. 공영방송사에 대한 정부관여 축소와 독립성 보장을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공공기관법은 두 방송사를 기획예산처 산하 공공기관 중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하고 있다.
기획예산처는 KBS와 EBS가 방송사라는 점을 감안해 모법으로 예외를 두는 대신 운영과정에서 예외로 둘 방침이다.
기타공공기관은 공기업이나 준공공기관과 달리 지배구조나 경영평가 등에 대해선 관여를 받지 않기 때문에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KBS·EBS를 법 적용 예외기관으로 분류하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민간과 정부인사 20여명으로 구성되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두 방송사를 기타공공기관으로 규정하지 않을 경우 KBS·EBS의 독립성 훼손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법으로 명시되지 않는 한 ‘칼자루’는 언제든 정부측이 쥐고 있는 셈이다.
KBS·EBS의 반발도 이같은 논리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양 방송사는 제도가 아닌 인적 보장은 언제든 독립성을 흔들 소지를 남기는 것이라며 법이 원안대로 시행될 경우 파업도 불사할 태세다.
EBS노조 송대갑 위원장은 “공공기관법에 의해 임단협도 기획예산처 장관과 해야하는 것 아니냐”며 “언론노조, KBS노조와 연대투쟁을 한 뒤에도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4월 이후엔 전략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계에선 공공기관법이 제정된 지 불과 두달여에 불과, 사실상 현행대로 적용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공공기관법을 둘러싼 기획예산처와 언론노조·KBS·EBS노조의 갈등은 법의 효력이 발생하는 4월 이후에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IPTV관련법은 아직 명확한 개념정리가 되지 않은 채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의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정통부의 ‘융합서비스법’제정안과 방송위의 ‘방송법’개정안의 대립 형국이다.
이에 대해 언론계 일각에선 IPTV를 자기부처의 이기주의 실현을 위한 지렛대로 삼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한다.
이같은 이유로 ‘무료보편적 방송서비스의 확장’차원에서 관련법 제정에 앞서 몇 가지 정책들이 전제돼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선 대표적인 공공영역이자 양극화의 완충지대로서의 지상파방송이 IPTV의 도입으로 유료화 돼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또한 수신환경 개선을 위한 국가 사회적 지원방안이 마련돼야 하며 디지털로의 조속한 전환을 위해 각 사업 이해관계자들의 대승적 합의도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언론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통신사업자를 축으로 한 대규모자본의 진입 문제에 대한 논의도 심도있게 다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KBS기술인연합회 최선욱 정책위원은 “통신사업자가 거대자본을 앞세워 시장지배율을 높인 뒤 향후 자사 중심의 요금체계로 바꾼다면 IPTV 관련 사업엔 국가권력도 개입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도래할 시 피해는 시청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 방송위와 한나라당이 IPTV관련법 추진에 적극적인 만큼 관련법의 제정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르면 4월 임시국회에서 IPTV관련법이 발의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서비스의 상용화 역시 늦어도 올 하반기에는 가능할 전망이다.
한편 13일 방송통신융합추진지원단이 개최한 ‘IPTV워크숍’에선 △지상파의 수신환경개선과 멀티모드서비스(MMS)도입 △자회사분리와 지상파 재송신 유예, 망개방 보장 △콘텐츠 제작과 유통 전송 분리안 등이 중점 거론됐다.
정호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