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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보도 부문]동아 강병기 기자

사진으로 보는 태극전사…

동아일보 강병기 기자  2007.02.15 16: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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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일보 강병기 기자  
 
“어떻게 하면 그런 몸을 만들 수 있어요.” 기자의 우문(愚問)이었다.
“17년 동안 매일 운동하면 이렇게 되요.” 선수의 현답(賢答)이었다.

아시안게임을 위해 도하로 떠나기 전 태릉선수촌에서 만난 체조 선수 양태영은 담담했다. 웃통을 벗고 링에 올랐다. 옷을 입었을 때는 드러나지 않았던 눈부신 근육들이 자태를 뽐내기 시작했다.

그리스 조각상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실 근육들이 마치 살아 있는 듯 꿈틀거렸다. 수백 명의 운동선수들의 사진을 찍었지만 이전과는 기분이 달랐다. 말이 필요 없는 사진 한 장. 바로 이것이구나 하는 느낌이 왔다.

도하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스포츠레저부와 여러 차례에 걸쳐 의견을 나눴다. 어떻게 하면 음지에서 고생하는 아마추어 선수들의 땀과 노력을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전할 수 있을까.

태릉선수촌을 다녀온 스포츠레저부 종목 담당 기자들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기사 대신 사진 한 장으로 선수들의 땀의 흔적을 찾아보자는 결론을 내렸다.

섭외한 대로 태릉선수촌을 찾았을 때는 대회 개막을 며칠 남겨두지 않을 때였다. 훈련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또는 휴식을 취하는 틈틈이 정말 미안한 마음으로 사진 촬영에 임했다.

선수들의 신체 특징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서는 스튜디오용 조명 장치가 필요했다. 그런데 선수촌까지 조명 장치를 가져오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들을 스튜디오로 부르는 것은 더욱 안 될 말이었다. 그래서 플래시 3개를 이용해 휴대가 간편한 조명 장비를 개발했다.

찍힌 사진은 기대 이상이었다. 사진기를 통해 자신의 숨겨진 몸을 본 선수들은 너도나도 “나중에 꼭 보내달라”는 부탁을 해 왔다. 마치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듯 새로운 이미지가 창조된 것이다.

메인 사진의 주인공은 양태영은 부상 때문에 아쉽게도 대회에서는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결과보다는 과정이다. 이번 수상으로 묵묵히 땀 흘리는 아마추어 선수들의 노력이 조금이나마 빛을 봤다고 생각한다. 태릉선수촌의 수많은 양태영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