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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일보 하윤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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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을 펼쳐놓고 보낸 2006년 불면의 밤들이 한국기자상이라는 큰 영광으로 돌아왔다. 기자는 기사로만 말한다고 배웠고 또 상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왔다. 수상도 낯선데 그 소감을 글로 쓰려니 여간 답답한 게 아니다.
극적으로 만난 딥스로트(Deep throat)에게 엄청난 정보를 들었다는 영웅담도 없다. 그저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의 학자적 업적에 대한 궁금증으로부터 시작된 취재일 뿐이었다. 물론 취재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말이다.
김 전 부총리 논문 의혹 관련 특종을 한 뒤 과분한 칭찬을 들었다. 그러나 최고의 찬사는 “다른 생각 안하고 공부만 해온 학자들을 위해 좋은 기사를 써줘 고맙다”는 생면부지 한 시간강사의 이메일이었다. 일부 교수들은 “이제 논문 쓰기 힘들어졌다”고 푸념한다. 이는 표절 등 연구윤리 부정이 아무 스스럼없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이뤄졌는지를 보여주는 역설적인 사례다.
본보 보도는 이런 학계의 고질적인 병폐에 대해 메스를 들이댔다고 자평한다. 김 전 부총리의 사임을 넘어 그동안 관행으로 치부되던 학계의 폐습이 더이상 용인되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교육당국이 BK(두뇌한국)21에 대한 상시 평가 시스템을 만들고 정부 지원을 받는 논문들을 무작위로 추출, 심사하는 등 연구윤리와 관련된 후속 조치를 발표한 것은 본보가 만들어낸 가시적인 성과다. 대학들이 자체 윤리 강령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소식도 뿌듯하다. 학계가 과거의 아픔을 딛고 한단계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며 언론의 사명을 다했다는 데 의의를 둔다.
소감문이니 고마웠던 분들에 대한 언급이 빠질 수 없다. 연말 시상식에서 흔히 보는 연예인들의 이름 나열식 수상소감에 엄청난 반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야 그들의 심정을 알 것 같다. 기자로 단련시켜 준 국민일보 선배들께 가장 먼저 감사드린다. 가정에 무관심한 남편이 열심히 일만 할 수 있게 해준 아내의 믿음에 보답한 것 같아 뿌듯하다. 마지막으로 아들을 엄하게 키워주신 아버지께 이 큰상이 지닌 모든 영광을 바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