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아웃링크 서비스 이후 언론사닷컴들이 실시간 인기검색어를 가지고 페이지뷰를 늘리기 위한 ‘검색어 기사’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는 단순히 독자들의 주요 관심을 반영한 것을 넘어, 트래픽을 늘리기 위해 각종 편법이 동원되면서 ‘온라인저널리즘’을 위협하고 있다.
네이버가 지난해 12월부터 아웃링크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조선 중앙 매경 등 일부 언론사들이 ‘실시간 인기 검색어’를 토대로 앞 다투어 검색어 기사를 만들어 내고 있다. 아웃링크 서비스란 포털에서 기사 제목을 클릭하면 기사를 제공한 해당 언론사 사이트로 이동, 해당 기사를 볼 수 있는 기능을 일컫는다.
현재 네이버에서 실시간 인기 검색어를 클릭하게 되면 최근 송고된 기사 순으로 기사배열이 이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각 언론사닷컴들은 자사 기사를 최상단에 놓기 위해 각종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최상단에 위치할 경우 네티즌의 시선을 끌어 클릭으로 이어지고 결국 트래픽이 증가하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광고 수익과도 직결된다.
동원되는 편법은 주로 △네이버 상위 ‘실시간 검색어’를 보고 기사를 쓰는 ‘검색어 기사’를 비롯해 △똑같은 기사를 수정 없이 업데이트하기 △한 기사에 대한 추가정보 없이 단순하게 1,2,3보식으로 나열하기 △특종이나 인기기사 베껴 쓰기 등이 있다.
이런 현상은 특종 보다는 최근 기사를 최상단에 배치하는 네이버 편집 시스템을 악용하면서 횡행하고 있다. 특히 ‘검색어 기사’의 대부분은 진위 파악도 못한 채 재빨리 전송해야 하기 때문에 보통 ‘바이라인’이 기자실명보다는 회사명이나 부서명으로 대체되고 있다.
일례로 14일 오후 7시 50분 현재 실시간검색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소주녀’와 관련된 기사는 총 9건이었지만 이 가운데 기자 실명으로 나간 기사는 가장 먼저 기사(오전 10시 39분)를 송출한 헤럴드경제 밖에 없다. 반면 나머지 기사는 회사명이나 부서명으로 처리됐다.
이 중 매경은 똑같은 기사를 오후 3시 59분에 올리고 21분 뒤 동영상 위치만 바꾼 채 수정된 기사로 올렸다. 심지어 지난달 25일 조선의 경우 담배소송 판결과 관련된 기사를 1시간 동안 토씨하나 바뀌지 않은 ‘수정’처리해 5번이나 업데이트했다.
‘검색어 기사’는 네티즌들의 관심을 반영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특정 이해집단의 여론조작에 의해 상위 검색어로 등록되고 언론이 이를 받아 쓸 경우 기사는 ‘낚시질’의 도구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 같은 악용을 꼬집기 위해 머니투데이 김준형 온라인총괄부장은 지난달 23일 마감 뒤 후배 기자들에게 집단적으로 뉴스검색창에 ‘김준형’이름을 입력하게 한 결과, 20분 후 인기검색어 3위까지 올라갔다. 또 이를 클릭할 경우 김준형 부장이 쓴 ‘강릉 지진’이란 기사가 맨 위에 위치하게 된다.
하지만 아웃링크를 통해 전체 방문자 수는 증가했지만 해당 사이트에서 해당 기사만 보고 나가는 일회성 방문자가 많기 때문에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더구나 인기검색어 상위를 차지하는 키워드 대부분이 연예, 스포츠 등과 관련되다보니, 정작 중요한 기사는 하위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뿐만 아니라 각종 루머성 기사와 실시간 인기 검색어가 맞물리면서 이들 기사의 익명성이 노출, 개인 사생활이 침해되는 부작용도 낳고 있다.
한 기자는 “네이버의 아웃링크 서비스는 결국 언론을 자승자박하는 결과를 낳았다”며 “일회성 방문자가 많기 때문에 수익에도 큰 도움이 안 될 뿐만 아니라 ‘기사 베껴 쓰기’, ‘검색어 기사’ 등 저널리즘을 훼손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실시간 검색어 장사’로 인해 저널리즘이 상실되고 포털의 또 다른 콘텐츠 공급자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네이버 홍은택 미디어서비스이사는 “실시간 인기검색 서비스라는 게 유저들의 관심사를 보여주는 것이고 이에 대한 관련 기사가 나오는 것은 별 문제가 없다”면서 “다만 뉴스 생명인 특종기사가 최신 기사에 의해 묻힌 것은 문제가 있기 때문에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