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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지회 "대표이사, 책임과 성찰을"

기협 한겨레지회 최근 사태 관련 성명 발표

장우성 기자  2007.02.09 17:5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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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자협회 한겨레지회(지회장 김동훈)는 9일 ‘대표이사의 책임과 성찰을 촉구한다’는 성명을 발표해 최근 편집국장 전격교체 등 일련의 사건으로 “편집국 구성원들의 자존심에 씻을 수 없는 상처가 생겼다”며 이번 편집국장 임명동의 투표가 사실상 “대표이사에 대한 신임투표의 성격을 띈다”고 주장했다.

한겨레지회는 정태기 태표이사가 임기 중 세 번째 편집국장 후보를 지명하면서 “편집국 구성원들에게 한마디 설명도 없었고, 의견을 물으려는 의도조차 없었다”며 “2년 동안 편집국장을 세 번째 바꾸는 것은 인사권자인 대표이사의 인사 실패를 자인하는 것에 다름아니다. 그럼에도 대표이사는 권한만 행사할 뿐 이번 일련의 사태에 대해 한번도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다.

지회는 “지금은 새 편집국장 후보자의 자질이나 능력이 중요하지 않다. 편집국장 후보자 역시 이번 선거가 대표이사 신임투표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았다”며 “훌륭한 사장이나 국장보다 앞서는 것은 바른 제도와 기풍”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대표이사의 책임과 성찰을 촉구한다
 
한겨레신문사는 지난 일주일간 정태기 대표이사의 사의 표명과 번복, 그리고 돌연한 편집국장 교체 등으로 크게 술렁거리고 있다. 한국기자협회 한겨레지회는 이러한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면서 매우 당혹스럽고 우려스런 마음을 금할 길 없다.
 
무엇보다 대표이사는 갑작스럽고 돌발적인 편집국장 교체로 편집국 구성원들의 자존심에 씻을 수 없는 상처가 생겼다. 이번 사태로 대표이사의 권위는 무너졌고, 신뢰도 상실했다. 또 편집국 구성원들이 ‘신문에 올인할 수 있는’ 여건은 원천적으로 훼손됐다.
 
대표이사는 임기가 시작된 뒤 2년 동안 무려 세 번째 편집국장을 지명했다. 특히 대표이사 스스로 외부에서 영입한 오귀환 편집국장은 임기 7개월도 안돼 느닷없이 교체됐다. 이 과정에서 대표이사는 편집국 구성원들에게 한마디 설명도 없었고, 의견을 물으려는 의도조차 없었다. 새 편집국장 후보를 지명하고 임명동의를 구하는 공고를 낸 과정도 일방적이기는 마찬가지였다. 대표이사 스스로 사의를 번복한 지 7시간 만에, 임원들이 보직을 총사퇴한 지 불과 3시간만에 일어난 일이다. 편집국 구성원들은 영문도 모른 채 대표이사에 의해 또 한번의 투표를 강요당하고 있다.

‘편집국장 임명동의 규정’을 보면, 대표이사가 편집국장을 해임할 경우 구성원들의 ‘동의투표’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편집국장 스스로 사임했다는 형식논리를 내세워 편집국 구성원들의 ‘동의 절차’마저 원천적으로 봉쇄당했다. 더욱이 대표이사는 다른 임원들의 보직 사퇴서는 그대로 둔 채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편집국장의 사퇴서만 수리했다. 대표이사 사퇴 파동의 책임이 편집국장에게 있단 말인가.
 
무엇보다 2년 동안 편집국장을 세 번째 바꾸는 것은 인사권자인 대표이사의 인사 실패를 자인하는 것에 다름아니다. 그럼에도 대표이사는 권한만 행사할 뿐 이번 일련의 사태에 대해 한번도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신문의 품질에 대해서도 비판만 할 뿐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거나 조직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최고 책임자의 모습을 보인 적이없다.
 
지금은 새 편집국장 후보자의 자질이나 능력이 중요하지 않다. 편집국장 후보자 역시 이번 선거가 대표이사 신임투표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번 임명동의 투표는 후보 개인의 장·단점을 제대로 평가받을 수 없는 ‘실험의 장’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바로 스스로 져야 할 책임을 미뤄버린 대표이사가 만든 상황이다.
대표이사는 투표 결과와 상관없이 한겨레 조직 전체를 위해 과연 무엇을 해야할 지 깊이 성찰하기를 바란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뛰어난 몇몇 개인인지, 아니면 모든 구성원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 건강한 조직문화인지.
이 순간, 우리는 기억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된다는 경구를 가슴에 새긴다. 아울러 훌륭한 사장이나 국장보다 앞서는 것은 바른 제도와 기풍임을 거듭 확인한다.
 
 한국기자협회 한겨레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