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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진 진실·잊혀진 삶 찾아 40년

연합뉴스 나경택 부국장, 사진집 '앵글과 눈동자' 출간

이대혁 기자  2007.02.07 16:2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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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 민주화운동 현장을 생생한 사진으로 기록한 연합뉴스 광주·전남지사 나경택 부국장이 5일 사진집 ‘앵글과 눈동자’(사진예술사 간행)를 펴내고 카메라와 함께한 40년의 기자생활을 마감한다.

나 부국장은 지난 1980년 5월 광주에서 총칼로 시민들을 제압하는 계엄군의 만행을 카메라에 담아 독재정권의 야만성을 고발했다. 이번 사진집에서도 ‘80년 5월 광주’를 통해 군사정권의 잔인함과 광주 시민의 저항정신을 담았다.

계엄군의 곤봉에 맞서 주먹을 쥐고 서 있는 청년, 머리에 피를 흘린 채 계엄군에 의해 연행되는 부부의 모습은 당시 외신을 통해 해외에 공개됐다. 사진 출처를 놓고 군인들이 신문사와 나 부국장의 집을 샅샅이 뒤지기 까지 했다.

나 부국장은 “80년 당시는 경찰들과 군인들이 사진을 보고 시민과 학생을 구속했기 때문에 사진 기자들을 모두 싫어했다”며 “그 어려움 가운데서 언젠가 역사의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는 기대와 언론인이라는 사명감 하나로 사진을 찍었고 남겨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신문에 보도되지 못한 ‘5월 광주’ 사진은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의 도움으로 세상에 공개됐다. 1987년 당시 전두환 정권시절, 여전히 살벌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광주 임동 성당 지하에서 인쇄해 배포했다. 사진 기자 이름 없이 나간 사진집은 80년 5월 광주의 진실을 전국으로 알리는 계기가 됐다.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지 10년 후 그는 이름 없이 발간한 사진집의 주인공으로 밝혀져 1990년 천주교 광주대교구가 수여한 ‘용기있는 기자상’과 한국기자상을 잇달아 수상했다.

1년 후 나 부국장의 사진은 국회 ‘5·18 청문회’의 증거 자료로 채택돼 진상을 알리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총 2백60페이지에 1백60여점의 사진으로 구성된 ‘앵글과 눈동자’에는 나 부국장의 눈으로 본 40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시아나 항공기 추락사고와 수해 때 구조작업을 담은 ‘필사의 탈출’, 이리역 폭발사고 등의 사고 현장은 물론 70년대 섬사람들 이야기와 잊혀져간 삶의 풍경, 당시의 사회상을 담았다.

나 부국장은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아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40년 동안 취재해왔다”며 “이제는 남을 도우면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이달 말 정년퇴직을 앞둔 그는 오는 봄 학기부터 동강대학교 생활복지홍보학과에서 강의를 맡아 후학을 양성할 예정이다.

나 부국장은 1967년 옛 전남매일신문에 입사, 광주일보로 자리를 옮겨 1981년부터 연합뉴스에서 일했다.
이대혁 기자 daebal94@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