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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국내 사이트 UCC 규제 논란

"현실과 동떨어진 발상…네거티브 선거로 흐를 수도"

이대혁 기자  2007.02.07 16: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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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해외 사이트 생각 못해…방안 강구”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공포한 ‘공직선거법상 사용자제작콘텐츠(UCC)관련 적용 규정안내’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 UCC관련 규정이 선관위가 뉴미디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현실과는 맞지 않는 규정을 만든 것이라고 비판한다.

선관위는 지난달 19일 “UCC가 새로운 정보유통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대통령선거에서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UCC는 제작주체나 표현방식 등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 현행 선거법에 관련규정이 없어 규제가 어렵다는 지적이 있어 관련 규정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선관위가 마련한 UCC관련 대책의 핵심은 △미성년자는 선거관련 UCC를 생산할 수 없고 △유권자라 하더라도 공식홈페이지 외에는 영상을 올리지 못하며 △선거 운동기간 동안만 후보자 관련 영상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선관위가 UCC와 현행 선거법이 충돌하는 부분에 대해 마련한 대책이다. 또 대통령 선거의 공정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미리 UCC관련 규정을 마련함으로써 예상되는 네거티브 선거를 막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선관위는 현재 전국의 3천여 개에 달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매일 검사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선관위의 규정은 자칫 ‘표현 및 창작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우려는 물론이고 단속이 불가능해 규제만을 위한 규정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아울러 ‘참여와 소통’이라는 웹2.0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시대착오적’ 규정이라는 부정적 시각도 비판의 골자다.

판도라TV의 황승익 마케팅이사는 “이번 선관위의 규정은 인터넷과 UCC의 특성을 전혀 모른 상태에서 마련된 법으로 현실과 전혀 맞지 않는다”며 “선관위의 제재 기준이 현실화돼서 그대로 적용한다면 이번 대선은 더욱 네거티브 선거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황 이사는 해외 사이트를 이용한 동영상에 대해서는 선관위가 규제할 방법이 없음을 강조하며 “해외 사이트에 올려진 동영상을 정보의 위치를 표시하는 ‘URL’이 아닌 ‘영상 플레이’ 화면 상태로 개인 홈페이지에 옮겨 놓으면 전문가도 출처를 쉽게 파악할 수 없다”고 말해 규제의 어려움을 예상했다.

나아가 해외 사이트를 통한 UCC가 국내에서 확대 재생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선관위의 강제력이 미치지 않는 해외 사이트에 동영상을 올리면 그것을 국내 언론이 보도, 새로운 파급력을 국내에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경향신문 미디어경영연구소 엄호동 기획위원은 “인터넷 상에 존재하는 UCC를 기존 매체가 화제꺼리로 소개하는 과정에서 확대 재생산된 경우가 많다”며 “해외 인터넷 상의 동영상이 국내 언론을 통해 확대될 가능성은 농후하며 이럴 경우 유튜브와 같은 해외 사이트가 우리나라의 대통령 선거를 좌지우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 관계자는 “해외 사이트와 관련해서는 미처 예상치 못했던 부분”이라면서도 “참여와 소통이라는 대전제를 인정하지만 법의 테두리 안에서 최대한 공정한 경쟁이 되도록 관리하는 것이 목적인만큼 해외 사이트를 규제할 수 있는 방안과 시대흐름과 맞게 여는 방안 등을 다각도로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daebal94@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