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측 얘기만 듣고 기사삭제 요구”
노조, 금 사장 기자회견 조목조목 비판
금창태 사장의 기자회견이 끝난 6일 오후 3시반 경 시사저널 노조는 프레스센터 18층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 사장의 주장에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노조 안철흥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사태 해결에 대한 일말의 기대를 갖고 있었다”며 “해법이 아니라 7개월 전에 있던 삭제 사건의 해명을 듣는 자리여서 시사저널 기자를 대표해서 참담하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노조는 금 사장이 보완 후 게재를 지시했을 뿐 삭제를 요구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에 대해 “금 사장은 삼성 그룹으로부터 전화를 받자마자 이윤삼 편집국장을 불렀고 취재 기자도 불렀다”며 “취재 기자에게는 거론된 이 모 부회장과의 친분을 들어 기사를 쓰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기사를 보지 않고 삼성 측의 이야기만 듣고 기사 삭제를 요구했다는 주장이다.
익명의 취재원과 거론되는 당사자들의 반론이 없었다는 금 사장에 대해 기사를 작성한 이철현 기자는 “금 사장이 잘 썼다고 칭찬한 ‘삼성구조본대해부’ 기사의 취재원과 삭제된 기사의 취재원은 동일했으며 금 사장이 사내 특종상을 준 삼성 관련 기사의 취재원도 익명으로 나갔는데 삼성에서 해고됐다”며 “나와 동창이라는 이유로 삼성 경영진으로부터 3시간에 걸친 조사를 받고, 휴대전화 통화 내역서까지 제출하는 이런 분위기에서 거대 자본에 대한 기사의 취재원을 밝힐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기자는 또 “기사를 작성하고 마감하기 전에 삼성에 전화해서 주요 기사 내용을 브리핑한 후 담당자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했다”며 “삼성 측은 기사에 대한 논박이나 해명 없이 전화받은 직후부터 기사를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순복음교회 관련 기사로 인해 시사저널이 몸살을 앓았다는 것과 관련, 노조는 “순복음교회가 소송을 제기한 것은 맞지만 원만히 타결됐다”며 “기사로 인해 시사저널이 배상한 금액은 한 푼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에 큰 손실이 있었던 것처럼 거론하는 것은 그의 기본적인 양식을 의심케 하는 언사”라고 비판했다.
금 사장이 BBC 기사를 표절한 것이 아닌 업무협조 차원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노조는 “BBC 기자가 출처도 밝히지 않은 채 자신의 기사가 소개되는 것을 용인했을지 의심스럽다”며 “홍 모 편집위원은 기사 송고가 완료돼 손 쓸 수 없었다고 일간지 기자에게 답변한 바 있다”고 말했다.
노조 안 위원장은 “직장폐쇄는 기자들이 영업을 방해해서 부득이하게 취한 조치라고 말했는데 시사저널은 충정로 1가 청양빌딩에 있고 대체 시사저널 편집국은 용산 서울문화사에 있다”고 말해 제작 간섭과 영업 방해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평소 시사저널이 삼성에 대한 비판성 기사를 많이 써왔다는 금 사장의 주장에 대해서도 장영희 취재총괄팀장은 “삼성 관련 기획을 쓸 때도 금 사장으로부터 ‘삼성은 한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기업인데 좋지 않은 기사만 쓰느냐’는 비판을 받았고 늘 그런 식이었다”며 “평소 금 사장은 ‘삼성이 한국 언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많은 도움을 받아왔다’고 말했고 시사저널 기자들은 그런 과정을 겪어 왔다”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daebal94@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