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 기자들의 방송 러시가 꾸준히 증가한 반면, 방송기자들의 자사 프로그램 출연은 활발하지 않은 실정이다. 일부 자사 기자들이 출연해 뉴스브리핑을 하고 있지만, 펜 기자들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나마 KBS 보도국은 기자들에게 라디오 프로그램에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KBS 1FM 김방희의 ‘시사플러스’ 코너에는 자사 경제과학팀 소속 기자들이 돌아가며 보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스포츠 및 외신읽기 코너는 펜 기자인 스포츠2.0의 신명철 기자와 연합뉴스 국제뉴스부 선재규 기자가 각각 맡고 있다.
방송기자들이 자사 라디오 제작국 프로그램에 잘 등장하지 않는 이유는 TV뉴스 중심의 보도국 운영 때문이다. 메인 뉴스에 전력을 다하다보니 다른 프로그램까지 준비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MBC의 한 기자는 “보도국의 경우 편집권을 가진 사람이 언론사의 스탠스를 결정하고 취재지시를 할 수 있지만, 제작국은 프로듀서들이 프로그램에 맞는 내용을 리포팅 해달라고 기자들에게 출연을 요청하는 수준이다”며 “업무상 겹치는 부분이 있으면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취재지시와 출연요청은 명확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취재지시를 먼저 수행하고 나서 요청에 응해야 하는데, 시사문제의 경우 사건이 겹치면 보도국 업무가 우선이므로 출연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 보도국과 제작국의 시사문제를 보는 관점이 다른 것도 자사 기자들을 쉽게 출연시키지 못하는 이유다.
KBS 이기진 라디오제작본부장은 “기본적으로 ‘9시뉴스’는 언론으로서 방향을 설정하고 논조를 갖지만 라디오는 그렇지 않다”며 “라디오는 게이트 키핑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전혀 없는데다 공적 매체라는 측면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견해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전문성을 가진 신문·통신·전문지 기자들을 출연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제작비 측면에서 자사 기자들을 쓰면 좋은데 내부적으로 보도국의 협조를 얻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출연료 책정도 자사와 외부 기자가 다르다. 펜 기자들의 경우 5만원을 기준선으로 한다.
반면 방송기자가 자사 프로그램에 출연할 경우, KBS는 3천원을 지급하는 것이 ‘표준제작비 규정’에 정해져 있다. 물론 준비비, 교통비 등을 이유로 대부분 1만5천원을 지급한다.
SBS는 라디오 출연에는 3천원 보도국 이외의 TV프로그램에 출연하면 8천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 MBC는 사규는 없지만 프로듀서의 재량에 따라 달라지며, 많아야 2만원 선이다.
한 방송사 라디오 프로듀서는 “보도국 기자들에게는 잔업이라는 인식 등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겠지만 그 중에 적은 출연료도 출연을 하지 않는 이유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