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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통신 기자들 방송출연 '러시'

전문성·신뢰도 최대 강점…퇴직 후에도 왕성한 활동

이대혁 기자  2007.01.31 16:3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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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통신 기자들이 TV나 라디오에서 마이크를 잡는 추세가 날로 확대되고 있다.

출퇴근 시간대에 맞춰 라디오에 출연해 청취자들에게 시사문제나 사건사고, 해외뉴스를 브리핑하는 것은 물론이고, TV에서 한주간의 뉴스를 정리하는 것부터 각종 스포츠·연예프로그램에 등장하기까지 펜 기자들의 영역이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라디오의 경우, 전화 통화만으로도 출연이 가능하다는 접근성 측면에서 펜 기자들이 자주 출연하는 매체가 되고 있다.

MBC, KBS, SBS 등 주요 방송의 라디오 시사보도 프로그램에는 적게는 2명에서 많게는 6명까지의 펜 기자들이 각각 고정 출연하고 있다.

평화방송, 기독교방송, 교통방송 등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펜 기자들까지 포함하면 대부분의 통신사·종합일간지·경제지·스포츠지 기자들이 총망라돼 방송에 등장하는 셈이다.

여기에 주요 정치적 이슈나 대형 사건사고가 발생할 경우 간헐적으로 출연하는 기자들도 부지기수여서 펜 기자들의 방송 러시 현상은 하나의 트렌드로 고착화 되고 있다.

이런 트렌드는 최근 5~6년 사이에 급격해졌다. 1980년대만 하더라도 하루 방송에 2~3명이 고작이었던 펜 기자들의 방송 출연은 라디오가 저널리즘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면서 급속히 확산됐다는 분석이다.

MBC 정찬형 라디오본부장은 “1980년대 ‘가요스포츠’라는 코너를 진행했던 동아일보 이항렬 기자, 경제프로그램을 진행한 매일경제의 배병휴 기자 등이 기억나는데 이들이 전부일 정도로 펜 기자들의 방송 출연은 드물었다”고 회상하며 “라디오가 저널리즘이라는 영역을 시작한 2000년대부터 펜 기자들이 대거 출연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펜 기자들의 방송 출연은 전문성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기자라는 직업이 갖는 전문적인 측면과 개별 언론사가 갖는 지명도가 프로그램의 신뢰성을 한층 높인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프로듀서와 작가들은 이를 가장 중요한 섭외 1순위로 꼽았다.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인 ‘SBS전망대’의 임미인 작가는 “전문성과 신뢰성이 가장 큰 섭외 요인”이라며 “우리 프로그램이 원하는 부분에 대해 심도있게 분석, 설명하기 때문에 안정감이 있어 펜 기자들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방송 출연에는 전·현직 기자를 가리지 않는다. 방송은 자신만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펜을 놓은 이후에도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매체가 될 수 있다. 현재 SBS ‘열린 TV 시청자 세상’이라는 옴부즈맨 프로그램에서 뉴스분석을 진행하는 성한표 전 한겨레 논설위원(65세)이 대표적이다.

성 전 위원은 “방송기자도 퇴직하면 신문에 칼럼을 기고하는 등 역량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방송만이 펜 기자들이 퇴직 후에도 대안이 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기자생활을 하는 동안 사건이나 현상을 보고 정리하고 표현할 수 있는 역량이 몸에 축적되는데 그런 역량을 방송이라는 매체를 통해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퇴직 후에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간적 여유도 방송이 펜 기자들을 선호하는 이유로 작용한다. 급작스레 발생한 사건을 보도할 때 자사 기자는 TV 뉴스 시간대와 겹치기 때문에 마감을 했거나 마감에 여유가 있는 펜 기자들을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자사 보도국 기자들이 제작 교류가 드문 상황도 펜 기자들의 방송 출연을 이끄는 계기가 됐다. 방송 기자들은 자사의 대표뉴스 시간에 맞춰 전력을 다하기 때문에 라디오 등의 잔업을 담당하기 벅차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방송기자는 “방송은 콘텐츠를 담는 그릇으로 다양한 매체의 기자들이 참여하는 것은 방송의 질과 다양성을 배가시켜 그릇에 담아내는 좋은 측면이 있다”면서도 “방송사가 언론사의 기능을 겸하고 있기 때문에 전문성을 갖고 있는 자사 방송기자가 뉴스 브리핑이나 시사평론을 해야 하지만 현재 업무량이 많아 그렇게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서 방송기자로서 씁쓸하고 아쉽다”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daebal94@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