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5개 직능단체협의회(경영협회·방송기술인협회·기자협회·아나운서협회·프로듀서협회)는 23일 성명을 통해 신임이사로 추천된 권혁부, 박만 씨에 대해 철저한 검증을 촉구했다.
KBS 협의회는 이날 ‘KBS 이사에 대한 철저한 인사 검증을 촉구한다’는 제목의 성명에서 “권 씨는 2002년 KBS 보도위원으로 재직당시 ‘패스 21’의 언론인 주식수수 사건과 관련 검찰수사를 받았다”며 권 씨의 도덕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KBS 협의회는 또 “공안검사 출신인 박 씨 역시 송두율 교수 구속사건을 처리하며 이념적 경직성이 사회적 통념수준을 넘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KBS 협의회는 “이들의 추천과정에서 방송위원회는 두 사람이 한나라당의 추천 몫이기에 검증 책임을 한나라당에 돌리며 자체 검증이나 논의 과정을 생략했다”며 “이는 방송위원들의 명백한 직무유기이자 정치적 처신”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KBS 이사에 대한 철저한 인사 검증을 촉구한다!
지난 주 1/15(월) 방송위원회는 공석 중인 KBS 이사 2명을 권혁부(61, 전 KBS 보도위원)씨와 박만(56, 변호사)씨로 추천했다. 이 두 사람은 청와대의 인사 검증 과정을 거쳐 곧 KBS 이사로 임명될 예정이다. 그런데 이들이 KBS 이사로 임명되는 것에 대해 KBS 안팎으로부터의 심각한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 들려오고 있다.
첫 번째 우려는 권혁부 전 KBS 보도위원의 도덕성에 관한 것이다. 권 전 보도위원은 2002년 KBS 대구방송총국 총국장으로 재직하면서 ‘패스 21’의 언론인 주식수수 사건과 관련돼 검찰의 수사를 받는 등 부적절한 처신으로 크게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패스 21’ 사건은 수지김 간첩 조작 사건의 장본인인 윤태식이 벤처회사 ‘패스 21’을 운영하며 당시 유력 경제 관련 언론인 25명에게 ‘패스 21’의 주식을 무상 또는 헐값으로 양도하고 대가성 보도를 하게 한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당시 검찰은 권 전 보도위원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지만 당시 언론인으로서 그의 처신은 매우 부적절했고 그로 인한 도덕성 훼손은 결코 간단히 면죄 받을 수 없다는 것이 이 사건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두 번째 우려는 권혁부씨와 함께 추천된 박만 변호사의 이념적 경직성에 관한 것이다. 1981년부터 2005년까지 검사로 재직한 바 있는 박변호사는 국가 보안법 관련 사건들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던 공안통으로서 지난 2003년 ‘송두율 교수 구속사건’ 처리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안검사 출신이라는 사실이 KBS 이사의 자격요건에 중대한 결함이라고 보지는 않지만, 송두율 사건과 관련하여 보여준 박 변호사의 이념적 경직성은 분명 사회적 통념수준을 넘어서고 있어 KBS 이사로서 적절성 여부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사 추천과정에서 방송위원회가 보인 무능력과 안일한 태도에 대한 우려이다. 취재원에 의하면 이번 이사 추천 과정에서 방송위원회는 자체 검증 과정이나 논의 과정을 생략했다고 한다. 두 사람이 한나라당 추천 몫이기 때문에 검증 책임이 한나라당에 있다는 논리이다. 이는 방송위원들의 명백한 직무 유기이자 정치적 처신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방송법 제 46조에 의하면 ‘KBS 이사회는 공사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보장하기 위한 기구’로써 ‘이사는 각 분야의 대표성을 고려하여 방송위원회에서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되어 있다. 이러한 방송법 정신에 입각해 방송위원회는 당연히 위 두 사람이 과연 KBS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수호하고 또 해당 분야에서 대표성을 갖는 인물인지 자체적으로 검증하는 절차를 가졌어야만 했다.
현재 위 두 사람의 KBS 이사 임명을 앞두고 청와대가 인사 검증을 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는 이사 임명이 하루 이틀 늦어지더라도 이번 기회에 철저한 검증이 이루어지기를 촉구한다. 또한 만일 KBS 이사 추천 및 임명을 둘러싸고 각 정파들이 나눠 먹기식으로 처리하고 그대로 넘어가는 모습을 보인다면 이에 강력하게 대응할 것임을 천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