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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사태, 침묵 금 아니다"

오마이뉴스 노조, 사측에 편집권 장치 수용 촉구

곽선미 기자  2007.01.18 15: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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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노조(위원장 이준호)는 18일 성명을 통해 "시사저널 사측에 편집권 독립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들을 수용하라"고 촉구하고 전국언론노동조합 소속 다른 지부 조합원들의 참여를 호소했다.

오마이뉴스 노조는 '금창태 사장, 역사가 두렵지 않은가'라는 이날 성명에서 "독립언론 '시사저널'이 기자들의 혼이 사라진 '짝퉁'이라는 비아냥을 듣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시사저널 899호와 900호는 진실을 추구해온 기자들의 자리를 메운 '대체인력(편집위원 등)'의 글로 채워졌고 시중에 나오자마자 '짝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오마이뉴스 노조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고 '짝퉁'으로 진실을 덮을 수 없는 법"이라면서 "시사저널 사측과 '대체인력'으로 고용된 편집위원들은 역사의 준엄함을 기억하고 후세에 부끄러운 이름을 남기지 않기 바란다. 이제라도 '시사저널' 노조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편집권 독립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들을 수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시사저널' 조합원들의 의로운 노력을 더 이상 외롭게 만들지 말자"면서 "침묵은 금이 아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에 속한 다른 지부 조합원들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금창태 사장, 역사가 두렵지 않은가 >

있을 수 없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 독립언론 <시사저널>이, 기자들의 혼이 사라진 '짝퉁'이라는 비아냥을 듣는 지경에 이르렀다.

발행인이 '삼성 비판' 기사를 일방적으로 삭제한(2006년 6월) 데 항의한 편집국장은 물러났고 기자들은 펜을 놓아야 했다. 권력과 자본을 성역 없이 비판할 수 있는 토대이던 편집권은 기자들의 손에서 완전히 떠났고, 독자들은 기만당했다.

급기야 <시사저널> 899호(2007.1.8 발행)와 900호(2007.1.15 발행)는, 진실을 추구해온 기자들의 자리를 메운 '대체인력'의 글로 채워졌다. 899호와 900호는 시중에 나오자마자 '짝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2002년 한 대선캠프에서 일한 전직 언론인을 비롯해 '<중앙일보>-삼성'과 닿아 있는 편집위원 대부분의 경력을 반영하듯, 899호와 900호엔 <시사저널>다운 기사 대신 '사보' 수준의 글들로 채워져 있다는 비판이 비등하고 있다.

지면을 잃어버린 <시사저널> 고재열 기자는 <오마이뉴스>(1월 9일자)에 게재한 '<시사저널> 커버스토리, 이것이 기사면 파리도 새다'라는 글에서 '짝퉁' <시사저널>의 문제점을 공박했다. 삼성의 눈치를 보지 않고 진실과 독자를 바라보던 '진품' <시사저널>이 돌아오길 바라는 많은 이들이 고 기자와 한목소리를 내고 있고, <시사저널>에 인생을 바친 전직 기자들도 울분을 토하고 있다.

그러나 금창태 사장을 비롯한 <시사저널> 사측은 10일 고 기자를 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 이에 앞서
사측은 <시사저널> 기자들을 지지한 민주언론시민연합, <한겨레21>, 한국기자협회를 고소했고, 15일 <오마이뉴스>와 "<오마이뉴스>에 왜곡된 글을 올린 네티즌들"에 대해서도 명예훼손과 민사배상 청구소송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이뿐 아니다. '진품' <시사저널>을 바라는 이들에 대해서는 "노동단체기관지 및 일부 경향성을 가진 시민단체 기관지들, 인터넷을 비롯한 군소 유사 언론매체들이 일방적이고 왜곡된 주장을 검증 없이 다루고 있다"고 매도했다.

우리는 애정 어린 비판에 귀 기울이기는커녕, 법부터 운운하는 금 사장에게 연민마저 느낀다. 금 사장에게 묻는다. 비판에 법으로 대응할 수는 있겠지만, 18년 간 <시사저널> 배달 날짜를 기다려온 '진성 독자'들의 마음은 어떻게 되돌릴 것인가. 지금 이 시간, '짝퉁' <시사저널>을 보며 만감이 교차하고 있을 그들의 심정을 한 번이라도 헤아려보기 바란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고, '짝퉁'으로 진실을 덮을 수 없는 법이다. 편집권을 지키려는 <시사저널> 기자들의 노력은, 유신정권의 폭압에 맞서 '자유언론실천선언'(1974. 10. 24)을 발표한 동아투위 및 그들과 함께한 조선투위 선배들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 선배들의 올곧은 정신은 오늘날까지 향기를 드리우고 있다.

그러나 당시 선배들에게서 펜을 빼앗고 권력의 마름 노릇을 자청한 사주들은 씻을 수 없는 오명을 역사에 남겼다. 또한 1980년 전두환 정권에 빌붙어 '언론통폐합'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일부 부역 언론인들의 악취는 아직까지 가시지 않고 있다.

<시사저널> 노조원들 및 그들과 함께하려는 이들에게 재갈을 물리려는 <시사저널> 사측과 '대체인력'으로 고용된 편집위원들은 이러한 역사의 준엄함을 기억하고, 후세에 부끄러운 이름을 남기지 않기 바란다. 이제라도 <시사저널> 노조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편집권 독립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들을 수용할 것을 촉구한다.

<시사저널>을 발행하고 있는 심상기 서울미디어그룹 회장도 더 이상 뒷짐 지고 있지 말고, <시사저널> 노조원들과 '진성 독자'들의 정당한 요구에 귀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오마이뉴스 지부는 <시사저널> 노조원들의 편집권 수호 노력에 경의를 표하며, <시사저널> 동지들과 함께할 것임을 선언한다.

아울러 전국언론노동조합에 속한 다른 지부의 조합원들에게도 호소한다. <시사저널> 조합원들의 의로운 노력을 더 이상 외롭게 만들지 말자. 침묵은 금이 아니다. 편집권을 빼앗고 기자들을 '눈먼 자'로 만들려는 음모에 맞서는 일은 모든 언론인의 과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