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제약 없는 취재·충분한 인력 등 원동력
정부의 한·미 FTA 진실왜곡 의혹제기에서 언론사주 일가의 병역비리 고발, 김&장 법률회사 해부까지 KBS 시사기획 ‘쌈’의 이른바 성역 없는 보도가 주목받고 있다.
‘쌈’은 15일 방송에서 ‘김&장을 말한다, 또 하나의 권력인가’라는 제목으로 국내 최대 법률회사 김&장을 낱낱이 해부했다. 그동안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과정 등을 통해 김&장 법률회사는 각종 의혹을 받아왔지만 언론이 이를 집중 조명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보도에 따르면 김&장은 2백53명의 소속변호사 중 84명이 판·검사 출신으로 전원이 억대 연봉을 받고 있었다.
또 판·검사 출신 소속 변호사의 경력분석과 함께 소송사건의 승률조사, 재판부와 김&장 변호사의 사적 관계 분석 등 다각도의 취재도 이뤄졌다.
주목할 점은 김&장이 국세청과 재경부, 금융감독원 등 전직 공직자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쌈’은 이들이 부패의 유착고리로 활용될 수 있다는 문제제기를 방송을 통해 심도 있게 다뤘다.
‘쌈’은 오는 22일 방송을 통해 김&장의 3천억원대 매출의 의미 등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쌈’은 지난해 11월 한미 FTA의 실체와 언론사주 일가의 병역비리를 고발했다.
두 작품은 한국기자협회가 수여한 195회 이달의 기자상에서 ‘기획보도 방송부문’을 나란히 수상했다.
이처럼 ‘쌈’이 의제설정과 구성측면에서 호평을 받는 이유로 제작진은 특정의도와 선입관을 배제한 기획을 꼽았다.
임창건 책임프로듀서(CP, 시사보도팀)는 “기존 시사프로그램과 차별화를 하려다보니 권력 핵심부를 다루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성역 없는 취재를 통해 구조적 문제의 핵심을 분석하고 대안을 찾는 것에 초점을 맞추려 한다”고 말했다.
또한 시사보도팀내 20여명의 기자와 자료조사원 등 충분한 인력이 제작에 관여한다.
뿐만 아니라 사안에 따라 탐사보도팀이 든든한 지원군으로 나서는 것도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큰 보탬이 되고 있다.
마감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것은 ‘쌈’이 지닌 특별한 무기다. 언론사주 병역비리 고발은 1년6개월의 취재기간이, 김&장 해부도 5개월 여의 시간이 소요됐다. 일단 기획회의를 거쳐 취재 여부가 결정되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충분한 취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인 것이다.
KBS 탐사보도팀 정지환 팀장은 “다루는 주제가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것들인 만큼 시간이 제약되면 사실관계 확인이 제대로 안될 경우가 많다”며 “생산성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정확한 보도가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시간제약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쌈’의 고민은 월요일 밤 11시40분이라는 심야시간대 편성으로 인한 시청률 부진 현상이다.
임창건 CP는 “쌈도 다른 프로그램들처럼 시청률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하다”며 “봄 개편 때 방송시간대 조정을 목표로 현재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