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공동선언실천 남측언론본부(상임대표 정일용 한국기자협회장)는 11일 성명을 통해 “미국이 최근 최신예 스텔스기를 한국과 일본에 배치키로 한 것과 관련 대부분의 언론이 이에 대한 일방적 설명만을 보도하고 있다”며 “언론의 객관적이고 공정한 보도”를 촉구했다.
남측언론본부는 이날 ‘스텔스기 배치, 미군 홍보만 말고 실상을 정확히 알려라’라는 제하의 성명에서 “미국이 최신예 스텔스 전폭기 1개 비행편대를 한국에 배치키로 한 것은 북한을 크게 자극할 것”이라며 “언론이 이에 대한 문제점은 다루지 않은 채 일방적 설명만 늘어놓는 것은 궁극적으로 국민의 알 권리를 짓밟는 행위”라고 말했다.
남측언론본부는 “미국은 최근 소말리아 남부 지역을 폭격하고 이라크에 미군 2만명을 증파하기로 하는 등 부시 대통령의 강경 기조가 도를 더해가고 있다”며 “스텔스기의 한반도 배치가 2차 핵실험 등 북한의 무모한 행동으로 이어질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남측언론본부는 또 “선정적인 사안에 대해 올인 하면서도 정작 민족의 장래가 걸린 문제는 외면하는 언론은 자성해야 한다”며 “스텔기의 한반도 배치는 한반도의 겨울을 더 얼어붙게 할 가능성이 크기에 언론의 객관적이고 공정한 보도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성명서> -스텔스기 배치, 미군 홍보만 말고 실상을 정확히 알려라
한반도 6자회담의 성패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가공할 파괴력을 지닌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를 한국과 일본에 배치키로 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미국은 흔히 그렇듯이 일상적인 군사훈련이라는 식으로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중동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긴박한 국제정세와 북한이 지난 2003년 이후 스텔스기 남한 배치에 보였던 강력한 반발 등을 감안할 때 미국의 이번 조치는 한반도 긴장을 격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대해 우리 대부분의 언론은 미군의 스텔스기 배치에 대한 일방적 설명만을 보도해 궁극적으로 국민의 알 권리를 짓밟고 있다.
미국은 F-117A 스텔스 전폭기 1개 비행편대를 한국에 배치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지난 2003년 이후 4번째다. 한국에 배치되는 부대는 뉴멕시코주 홀러먼에 위치한 미 공군 제49전투비행단으로 2003년 이후 동일한 부대다. 미국이 약 20대의 스텔스기를 한국에 배치하는 시기가 예사롭지 않다. 즉 조미 간에 BDA (방코델타아시아은행)관련 회담이 이달 중에 열릴 예정이어서 6자회담의 성공적 추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가 하면, 북한의 2차 핵실험 가능성이 거론되는 시점이다. 당연히 미국의 군사행동은 국제적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스텔스기는 레이더를 피해 공격할 수 있는 최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이라크 전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특히 미국의 동일한 스텔스기 부대가 한국에 지속적으로 배치되어 실전에 대비한 훈련을 반복하는 것은 북한을 크게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2003년 이후 실시된 미군의 스텔스기 한국 주둔에 대해 북한에 대한 핵공격 훈련 등으로 비난해왔다. 이번에 이뤄지는 미국의 스텔스기 배치가 한반도 상황을 악화시킬 경우 북한의 2차 핵실험을 유발할 우려가 크다.
미국은 지난 2003, 2004, 2005년에 취해졌던 스텔스기 한국 배치조치에 대해 매번 “통상적인 군사 방어 훈련이다. 북한에 대한 침공의사는 없다”라고 주장해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반면 북한은 ‘한반도에서 선제공격을 통한 핵전쟁을 시도하려는 군사연습‘이라면서 강력 반발했었다. 지난 2003년 이후 미국의 스텔스기 한국 배치와 관련한 주요 외신보도는 다음과 같다.
2004년 여름 F-117A 스텔스 전폭기 1개 비행편대(12~24대)가 군산 비행장에 배치되어 3~4개월 동안 체류하면서 한미 군사훈련에 동참했다. 그 전해에도 같은 일이 벌어져 북한의 강력한 항의가 제기되었다(AFP 통신 2004년 7월 24일). 북한은 이에 대해 북한을 공격하려는 군사연습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은 특히 6자회담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스텔스기가 남한에 파견된 것은 미국이 한반도 평화를 원치 않는 증거라고 주장했다(AP통신 2004년7월 2일). 북한은 지난 2005년 6월 F-117A 스텔스 전폭기 15대가 한반도에 배치된 데 대해 북한에 선제 핵공격을 하려는 군사훈련이라고 맹비난했다(AFP통신 2005년 6월2일).
한편, 미국은 스텔스 기능을 가진 최신예기인 F-22 전투기 12대를 오는 2월 초부터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에 일시 배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F-22 전투기는 미 공군이 운용중인 F-15와 F-16, F-117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돼 지난 2005년 12월부터 실전배치가 시작됐으나 해외에 배치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미국이 북한 핵 등이 포함된 동북아의 군사전략적 중요성에 대비한 움직임으로 해석되고 있다.
미국의 스텔스기 한반도 배치 등은 미국이 강화하고 있는 대 테러 군사행동과 결부되어 심각한 우려를 자아낸다. 즉 미국은 최근 알 카에다 제거를 이유로 소말리아 남부 라스캄보니 지역의 두 곳을 AC130 공격기 등으로 폭격해 이틀 동안 50여명이 숨지고 이라크에 미군 2만 명을 증파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부시 대통령의 강경 기조가 도를 더해 가는 것으로 해석되어 북핵문제에 대해서도 무모한 행동을 취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사태가 이처럼 긴박한 데도 일부 국내언론은 스텔스기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 미국의 일방적인 해명만을 보도하는 무감각,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국내 일부 보수 언론은 북한이 남한 대통령 선거에 대해 표명한 관심 등은 부정적인 논조로 대서특필하는 등 반북 정서 확산에 주력하는 모습을 반복한다. 반면 미국을 일방적으로 선전 홍보하는 보도를 일삼고 있다.
우리 언론은 북한의 달러위폐제조 혐의에 대한 미국의 주장에 대해 독일의 유력지가 “미 CIA가 달러 위조의 주범”이라는 기사를 보도했는데도 이를 덤덤히 보도하는 데 그쳤다. 그 동안 미국 쪽을 인용해 북한의 달러 위폐를 기정사실화 하는 기사를 양산했으면서도 자력으로 세계 위폐 암시장 등에 대한 탐사보도는 한 건도 보도치 않은 것이 우리 언론이다. 6자회담을 공전시킨 것이 위폐문제라면 언론이 큰 관심을 가지고 보도에 임했어야 했다.
선정적인 사안에 대해 올인 하면서도 정작 민족의 장래가 걸린 문제는 짐짓 외면하는 언론은 자성해야 한다. 스텔스기의 한반도 배치는 한반도의 겨울을 더 얼어붙게 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 언론의 객관적이고 공정한 보도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