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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논술, 신화 그리고… / 중앙일보 박수련 기자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중앙일보 박수련 기자  2007.01.10 17:3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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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가 2008학년도 대학입시 전형으로 ‘통합교과형 논술’을 들고 나오면서 교육 현장에 논술 바람이 일었다.

논술 광풍 속에서 가장 발빠르게 대응한 쪽은 사교육 시장이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학생은 학교에서 개설한 방과후 논술 수업은 성적순으로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하는 수 없이 학원에 왔다고 말했다. 대학·학원·학교를 오가며 고통 받는 쪽은 결국 학생과 학부모였다. 취재팀은 신화처럼 부풀려진 대입 논술의 실체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우선 사교육 논술 현장을 점검했다. 단기간에 성적 올리기에 급급한 사교육 논술은 과도한 금전적 부담을 주면서도 그 효과는 검증된 적이 없었다. 취재 결과, 학원 논술에 길들여진 답안들은 대입 논술 채점에서 판박이로 분류되고 있었다. 취재팀은 대학에 드리워진 논술 신화도 깨뜨렸다. 서울의 유명 사립대 교수의 양심 고백을 통해 논술 문제 출제와 채점 과정에서 대학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 성공했다.

기나긴 취재 끝에 이른 곳은 공교육. 해답은 공교육에 있었다. 그동안 학원 간판에 가려져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묵묵히 학교에서 논술 교육의 노하우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교사들을 보물 캐듯 발견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일선 학교의 논술지도 교사 33명이 모인 ‘중앙일보 공교육 논술 자문단’이 구성됐다. 최근엔 시도 교육청과 단일 학교 차원에서도 공교육 논술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대입 논술’이라는 주제로 기획 기사를 준비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그러나 휘청이는 교육 현장이 다시 균형을 잡기 위해서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정확한 정보’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언론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그리고, 언젠가는 논술이 아이들에게 창의적이고 자유롭게 생각하는 법을 가르쳐줄 공교육의 날개가 될 날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