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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꽃이 피었습니다"

정호윤 기자  2007.01.10 1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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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호윤 기자협회 기자
   
지난 연말 인천의 N백화점 화재사건을 두고 각 언론사의 보도에 대해 말들이 많다.

N백화점은 화재 시 고객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암호를 전파하기로 방송안내서(메뉴얼)에 규정하고 있다. 언론은 이번 화재가 참사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로 백화점의 암호 방송을 꼽았지만 이는 오보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무궁화 꽃’방송을 했다던 장내 아나운서는 보도 이틀만에 노조위원장에게 “실제 그런 방송은 한 적이 없으며 백화점 간부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말한 뒤 휴가를 내고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고 한다. 백화점 노조는 평소에 충분한 위기상황 대처 훈련을 했다는 사측의 주장과 언론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MBC의 보도태도다.
MBC는 지난달 27일 백화점의 고유암호가 참사를 막았다고 보도하면서 고객 인터뷰를 내보냈다. 하지만 취재 결과 고객이 아닌 매장직원으로 확인됐다. 이것이 의도적이었다면 기자윤리를 명백히 어긴 것이다.

현장을 취재한 타 언론사 기자는 “MBC 취재기자의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백화점 측에서 고객이라고 소개를 해줬다 해도 인터뷰 대상이 고객인지 매장 직원인지에 대한 판단은 화재 당시 어디에 있었냐는 질문 정도만 했더라도 충분히 구별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MBC의 인터뷰 조작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해당 백화점 노조 관계자는 “당시 MBC 취재기자가 시간이 없으니 직원 인터뷰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해 이런 의혹에 신빙성을 부여하고 있다.

MBC측은 이를 전면부인하고 있다. 필자와 통화한 MBC 취재기자는 “인터뷰라면 응하지 않겠다”며 “창구를 단일화하기로 했으니 해당 팀장에게 들어라”라고 말했다. MBC의 담당팀장은 “당연히 고객으로 알고 방송했다”며 “취재기자 역시 몰랐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MBC는 이미 지난해 11월 시사교양국 외주프로그램인 ‘생방송 오늘아침’의 기획시리즈가 제작사의 연출인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백화점 측과 백화점 노조, 그리고 현장에 있던 타 언론사 취재기자와 MBC취재기자의 의견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확실한 것은 누군가가 ‘거짓말 꽃’을 피우고 있다는 것이다.

인지했든 그렇지 못했든 간에 MBC측은 잘못된 인터뷰에 대한 사과와 해명을 해야 한다. 더불어 베일에 가려진 그들의 오보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을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실추된 이미지를 씻을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방안이기 때문이다.
정호윤 기자 jhy@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