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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싱크탱크 대해부 / 세계 채희창 기자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세계 채희창 기자  2006.12.29 10: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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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연구소에서 생산하고 있는 정책연구보고서는 과연 공정하고 객관적일까’

탐사보도 ‘정부 싱크탱크 대해부’ 시리즈는 재정경제부, 금융권 등 취재 현장에 있을 때 보고서 인용기사를 수없이 작성하면서 품었던 의문을 해소하고 싶다는 발상이 기폭제가 됐다. 취재가 깊어지면서 자연스레 “혈세로 운영되는 국책연구소가 정부의 ‘싱크탱크’로서의 기능을 충실하게 이행하는지 검증해 보자”는 수순으로 이어졌다.

한달 반 동안 진행된 취재는 각오했던 대로 쉽지 않았다. 취재과정에서 한 선임연구위원에게 “기자들이 박사들의 용역보고서 허실을 파헤치기는 벅찰 것”이란 충고도 들었다. 이를 투지를 키우는 ‘약’으로 삼았다.

취재팀은 정량(통계) 분석과 정성분석 등 두 가지 방법을 선택했다. 공공기관 65곳의 6천6백68개 정책용역 목록을 엑셀프로그램으로 분석하며 기관별로 만연한 ‘코드 발주’, ‘정책 편식’ 현상을 수치화했고, 각 보고서 사례를 유형별로 분류해 뒷 북·졸속·맞춤형 보고서 실태를 고발했다. 문제 보고서를 찾아내 세미나를 한 뒤 해당 박사들과 ‘이론 투쟁’을 감행하기도 했다. 국책연구소 연구원과 용역수주 교수 1백78명을 설문 조사해 ‘양심에 어긋나는 보고서를 쓴 적이 있다’(37%), ‘맞춤형 보고서를 요구받았다’(64%)는 결과를 얻어낸 것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확이었다.

어려움도 많았다. 행정정보공개청구로 연구용역 보고서 목록을 얻는 과정이 공무원들의 비협조로 순탄치 않았다. 6천6백68개에 달하는 용역 리스트를 엑셀에 입력, 분석하는데 일손이 부족해 결과적으로 당초 출고 시점을 미루기도 했다.

이 같은 고충에도 불구하고 정부 싱크탱크에 대한 메스를 처음으로 들이대 ‘무기력하고’ ‘공기업 같이 느슨하던’ 국책연구소가 탈바꿈되는 계기를 마련한 것은 큰 보람이다. 정부 싱크탱크들을 강도 높게 비판했음에도 항의전화나 반론보도 요청을 받지 않은 것은 탐사보도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취재팀은 앞으로도 정부 싱크탱크들이 국가의 비전과 정책 대안을 제대로 제시하는 지 감시의 눈길을 소홀히 하지 않을 작정이다.
개인생활을 포기하고 고생한 특기팀원, 취재팀을 믿고 기다려준 차준영 편집국장 등 선배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