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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혁신, 이젠 기자들 몫

자괴감·냉소 떨치고 '명성' 회복 노력해야

이대혁 기자  2006.12.29 07:3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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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신상필벌로 조직 기강 확립”

한국일보(회장 장재구)가 새출발을 한다.
구조조정과 분사를 통해 몸집을 줄였고 사옥도 매각했다. 다음달 3일에는 남대문로에 있는 한 빌딩으로 사무실도 이전한다. 정해년인 올해는 실질적으로 채권단의 기업구조조정 상태에서 벗어나는 원년으로 잡고 있다.

채권단이 제시한 무담보채권 할인매입(CBO발행)의 전제 조건으로 대주주 추가 증자 2백억원, 제작파트 분사 및 구조조정, 사옥부지 매각 등이 모두 이뤄졌기 때문이다.

특히 가장 큰 갈등을 야기했던 제작파트 분사 및 구조조정도 정리해고자로 통보되거나 업무 전환배치가 확정된 총77명 중 50명이 지난달 27일 명예퇴직을 신청해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제 자생적으로 살아갈 일만 남은 것이다. 그런 면에서 옛 명성을 되찾을 의무와 요구는 고스란히 기자들의 몫이 됐다. 그러나 여전히 갈 길은 멀다는 것이 내부에서 나오는 말이다.
몇 년 사이 자의반 타의반 떠난 기자들이 수십 명에 달했다. 차일피일 미뤄지는 경영정상화도 분위기를 침체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편집국 기자들의 불만은 고조됐다.

혁신이란 이름으로 몇몇 안을 내 놓았지만 경영 악화와 구조조정, 사옥부지 매각에 밀려 실행된 것이 거의 없다. 그 사이 기자들 사이에선 “우리 회사가 그렇지”, “한다고 하더라도 잘 될까?”란 자괴감과 냉소감만 에워쌌다.

편집국의 한 기자는 “남아 있는 기자들에 대한 배려가 없던 것이 사기 저하의 가장 큰 원인”이라면서도 “기자들 스스로 희생하려는 의욕도 부족했다”고 말했다.

다른 기자도 “대부분이 회사 탓하기 바빴지 자신이 희생해 회사를 위해 무엇인가를 하겠다는 행동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29일 이종승 사장은 연봉제 전환 당시 주지 못한 10% 유보금에 대해 절반분을 지급했다. 자녀 학자금 및 휴일수당도 포함했다. 물론 이미 줬어야 하는 것이었으나 구조조정과 사옥 이전 등 경제적 조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사측이 마련한 것이다.

동시에 이 사장은 ‘신상필벌’을 강조했다. 사기진작 차원도 중요하지만 무너진 기강을 고쳐 세우고자 한 것이라는 평가다. 이는 이 사장이 줄곧 강조한 “향후 한국에서 같은 연봉을 받는 기자는 없을 것”이라는 말과 궤를 같이 한다.

이진희 편집국장도 철저한 인사원칙을 강조했다. 지난해 12월8일 부장단 워크숍에서 이 국장은 “각 부마다 10일 단위로 기획 아이디어를 올려라. 그렇지 않을 경우 향후 있을 인사에 반영하겠다”고 변화를 요구했다.

한국은 지난해 말부터 향후 ‘경력 계획(커리어 플랜)’을 모든 기자들을 대상을 받고 있다. 기자 자신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것이다. 또 약화된 조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인사원칙을 세우고 인사평가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한국 관계자는 “이런 노력에도 ‘그게 되겠느냐’며 벌써부터 냉소적인 사람들이 있다”며 “그러나 이는 반드시 지켜질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더 이상 추락할 곳 없는 한국은 일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