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대선 지지후보 이제는 밝혀야 할 때

기획 2007 대선공정보도 <지지후보 공개> (1)왜 필요한가

장우성 기자  2006.12.28 16:16:09

기사프린트

“언론 지지후보 공개, 법적 금지 국가 드물어”

언론이 지지후보 공개하면
후보들 ‘좋은 정책’ 경쟁
권언유착 가능성 막고
언론자유도 폭넓게 보장



한국기자협회는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등 언론단체들과 더불어 1997년과 2002년 대선 당시 공정보도원칙, 언론개혁 10대과제를 만들었다. 1997년 당시 공보처폐지, 내외통신 문제 등 언론개혁 10대 과제 대권주자에 요구해 당선자가 9개항을 실천한 예도 있다. 기자협회는 2007년 대통령선거에서도 언론공제회 설립 등 10대 현안을 선정할 예정이다. 협회는 대선 국면마다 언론단체로서 일정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에 따라 본보는 2007년 대선을 맞아 ‘언론의 지지후보 공개’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할 방침이다.

2007년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다. 대선을 앞두고 언론이 지지후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언론의 지지후보 공개는 여러 면에서 정당성이 거론된다.
겉으로는 객관·공정 보도를 내세우지만 음성적으로는 특정 후보를 지지해온 언론의 관행을 깨고, 독자들에게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언론의 지지후보 공개가 정책 선거 실현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언론이 특정 후보 지지를 천명하려면 합당한 기준을 가져야 한다.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정책이 화두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후보 역시 ‘좋은 정책’을 생산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게 된다.

권언유착의 가능성을 막고, 언론 자유를 더욱 폭넓게 보장받게 된다는 이점도 있다.

시민사회의 기능이 발전한 우리 사회에서 특정 언론이 지지한 후보가 당선되면, 오히려 그 언론에 대한 특혜를 주는지 감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현재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96조가 금지한다고 해석되는 언론의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가 풀릴 경우, 언론은 국가적 의제 설정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자유를 확보하게 된다. 이 조항은 신문윤리강령에 규정된 ‘정치적 평론의 자유’와도 상충된다. 신문윤리실천요강 제9조 2항 ‘정치적 평론의 자유’는 “사설 등 평론은 실정법을 위반하지 않는 한 특정 정당·특정 후보자에 대한 지지 또는 반대를 표명하는 등 언론사의 정치적 입장을 자유로이 표현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민주주의의 역사가 오래 된 미국이나 프랑스, 영국 등 선진국에서도 선거에서 언론이 지지후보를 밝히는 모습은 낯설지 않다.

충남대 김재영 교수(언론정보학과)는 “법적으로 언론이 선거에서 지지후보를 밝히지 못하도록 한 나라는 드물다”며 “지지후보 공개 문제는 언론의 자율에 맡기는 게 세계적으로 다수”라고 말했다.

‘언론의 지지후보 공개’론은 지난 2002년 대선 때도 화두가 됐다.
오마이뉴스는 언론이 대선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일 먼저 제안했다.

기자협회보의 같은해 8월 여론조사 결과도 눈길을 끌었다. 대선보도과 관련, 83.2%의 기자들이 ‘언론사가 특정후보에게 유리하게 보도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76.7%는 ‘특정후보에게 불리한 보도가 있다’고 답변해 언론사의 특정후보에 대한 편향 보도가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언론사의 지지후보 공개 문제는 이같이 언론계의 화두로 떠올랐으나 실현되지는 못했다.
이 문제가 원론적 정당성은 있으나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않다는 반증이라는 의견이 많다.

김재영 교수는 “우리나라에는 일단 법적인 제약이 있고, ‘언론은 항상 불편부당하고 중립적이어야한다’는 일종의 신화가 있다”며 “원칙적으로 지지후보 공개가 맞더라도 실현화되기에는 힘든 대목이 있다”고 말했다.

2002년 논쟁을 이끌어냈던 오마이뉴스도 현재 신중한 입장이다. 뉴스게릴라본부 이한기 본부장은 “현재로서는 지지후보 공개 문제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이 문제는 한 매체가 일반화시킬 수 있는 의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대구가톨릭대 최경진 교수(언론광고학부)는 “사회적인 토론문화의 미성숙, 정치적으로 얽혀있는 언론 환경을 미뤄볼 때 언론의 지지후보 공개는 우리나라에서 아직 실현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언론의 지지후보 공개 여부는 언론계가 머리를 맞대고 충분히 토론해볼 가치가 있는 의제라는 데는 많은 언론인들이 공감하고 있다.

이한기 본부장은 “실현 여부를 떠나, 기자협회 등이 나서 논의의 장을 만든다면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찬반의 입장이 더욱 구체화되면서 서로 성숙하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우성 기자 jea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