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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이직 늘고 구독률 떨어지고…암울했던 한해

2006년 신문업계 결산

장우성,이대혁 기자  2006.12.20 14:3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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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5월20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피습후 긴급후송된 신촌 세브란스 병원. 박 대표를 취재하려는 취재진들로 병원이 북새통을 이뤘다.(연합뉴스)  
 
전국 교수들이 올해의 한자성어로 밀운불우(密雲不雨)를 꼽았다. 주역 ‘소과괘(小過卦)’에 나오는 이 말은 ‘여건은 갖춰졌는데 일이 성사되지 않아 불만이 폭발하기 직전인 상황’을 뜻한다.
2006년의 한국사회를 대변하는 이 말처럼 올 한해 신문업계도 여건과 그에 따른 실행에서 삐걱거림이 나타났다. ‘신문등의자유와기능보장에관한법률’(신문법)에 대한 위헌 소송으로 자료신고를 받으려던 신문발전위원회가 그러했다. 예산 집행이 늦어져 공배망을 조속히 이루려던 신문유통원 또한 초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신문법 상 방송겸영 금지 규정이 헌법재판소에서 합헌 결정이 나면서 방송을 준비 중이던 일부 신문사는 허탈함을 맛봐야했다. 월드컵 특수를 고려해 지면을 준비하던 신문사들은 국가대표 축구팀의 16강 탈락에 선수들과 함께 고배를 마셨다.
신문법 지방선거 월드컵 북한핵 부동산 간첩단 등의 키워드로 풀이되는 다사다난한 2006년, 신문업계에서 발생한 주요 사건과 내용을 정리했다.


신문법 헌재결정 또 다른 논란으로

지난 6월29일 헌법재판소는 신문법에 관한 헌법소원 및 위헌제청신청에서 제17조 시장지배적사업자 관련 조항과 제34조 제2항 제2호 신문발전기금 중 시장지배적사업자에 대한 지원 금지에 대해서는 위헌결정을 내렸다. 또 제15조 제3항 일간신문 및 뉴스통신의 다른 일간신문 및 뉴스통신의 지분 취득 제한 조항에 대해서 헌법불합치 결정을 했다.

이에 따라 이를 제외한 제규정은 사실상 합헌으로 해석, 논란이 됐던 이종매체간 겸영금지 조항 및 신문위에 대한 자료신고 등이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인정받았다.

그러나 이달 열린우리당 정청래 의원이 개정안으로 ‘대규모 신문사업자’ 규정을 들고 나와 위헌으로 결정된 ‘시장지배적사업자’를 대신한다는 비판이 제기돼 향후에도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방송사의 신문 겸영을 인정한 것도 이종매체간 겸영을 합헌이라고 결정한 헌재에 반한다는 평가다.

여기에 한나라당의 안은 합헌 결정된 신문법 조항들도 모두 개정하는 전부개정안을 들고 나온 것은 물론, 이종매체 간 겸영도 제한적으로 허용해 개정과정에서 마찰을 예견케 했다.

정책비교 사라지고 ‘박 대표 피습’만

5·31 지방선거와 관련한 언론들의 보도행태는 여전히 말로만 정책보도를 주장하고 실제 지면에서는 형식으로 반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후보들의 과거 감동 스토리만 소개하는 보도태도도 있었다.

일부 신문에서는 ‘메니페스토 운동’ 등을 지면에 반영했지만 선거를 앞두고 터진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피습으로 인해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박 전 대표 피습 이후 언론은 정책보다는 배후설과 음모설로 번져, 제 기능을 못했다는 차가운 시선을 받았다.

간첩단 보도 등 본질 뒷전, 정권 때리기 치중

한여름을 강타한 ‘바다이야기’ 사건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그러나 대부분 언론은 의혹을 부풀리기에 급급, 진단은 없고 의혹만 난무한 보도로 일관했다는 평가다. 2001년 말 정책 변화로 성인오락실이 급속히 증가할 때나 경품취급고시 기준을 정할 때도 언론은 침묵했기 때문이다. 사전 감시기능이 미흡했던 것이다.

바다이야기 사건은 8월18일 대통령의 조카 관련설이 나오면서부터 확대됐다. 이후 권력형 ‘게이트 사건’으로 의혹은 증폭됐다. 이후 실제로 확인된 것은 거의 없었다.

이러한 현상은 이후 발생한 북 핵실험과 간첩단사건 보도에서도 나타났다.

지난 10월9일 북한이 지하 핵실험을 했다는 사실이 연합뉴스를 시작으로 보도된 이래, 방송은 물론 신문도 연일 기사를 쏟아냈다. 북핵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북핵실험이 곧 우리나라를 겨냥한 것이라는 ‘안보위기론’ 몰이과 노무현 정부의 정책실패가 원인이란 정권 때리기식 보도로 일관, 본질적 접근과 대안 제시는 부족했다.

10월26일에는 소위 ‘386 간첩단 사건’이 보도됐다. 조선일보를 통해 제일 먼저 공개된 이 사건은 피의자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했으며, ‘공안여론’ 조성에 급급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사법 판단 전에 관련자들은 이미 언론에 의해 간첩으로 규정됐다. 피의자 가족에 대한 인권침해와 사업장의 피해도 증폭됐다. 피의자들과 그들의 가족들은 ‘형사피고인은 유죄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는 헌법 제27조를 적용받지 못했다.

간첩단사건 보도는 정략적으로 이용됐다는 점에서도 바다이야기, 북핵실험 보도와 궤를 같이 했다. ‘386 정치인’과의 연루설, 김승규 당시 국정원장의 사임 원인설, 수사에 대한 외압설 등이 난무 또 다시 현 정권 때리기가 지면을 통해 전달돼 본질이 흐려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구독률 하락 등 신문업계 위기 지속

신문업계의 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광고주협회의 설문 결과에 따르면 신문 구독률은 4년만에 30%대로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신문업계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전국의 신문 구독률은 2001년 51.3%보다 16.5%p나 줄어든 34.8%로 나타났고 열독률도 4년 사이 69.0%에서 60.8%로 하락했다는 결과가 나와 향후 신문업계의 전망을 더욱 위태롭게 만든 한 해였다.

신문업계의 위기 탓인지 기자들의 이직은 올해도 계속됐다. 국민일보 박주호 기자가 SK로 가면서 시작된 기자들의 이직현상은 동아일보 이수형 기자의 삼성행, 12월엔 문화일보 한종호 차장의 네이버 행이 결정되면서 기업체로 이어졌다. 대부분 기자로 있을 때보다 두세 배가 넘는 억대 연봉으로 이직한 경우가 많다. 기자 시절 구축해놓은 인적 네트워크나 대인관리 능력과 현안에 대한 본능적인 판단력, 복잡한 사안의 핵심을 꿰뚫고 단순화시키는 종합적 분석능력 또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이직은 이제 직업 선택의 하나가 됐다. 반면 이직한 기자들로 인해 사회적 비판자로의 ‘기자’보다는 생계수단의 하나로 기자직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야기한 측면도 없지 않다.

신문사에 대한 구조조정도 끊이지 않았다. 사옥매각과 대주주의 추가증자, 분사 등으로 워크아웃 상태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치는 한국일보는 제작파트 분사 및 명예퇴직, 그리고 정리해고 등을 진행하면서 노조와 마찰을 빚었다. 경향신문도 10월 들어 구조혁신 작업 중 하나로 명예퇴직이라는 방안을 선택했다.

한편 메이저 신문사들은 온라인, 방송 등에 대한 사업 다각화와 ‘종합미디어그룹’을 향한 구상을 구체화 해 대조를 이뤘다.

중앙일보는 계열사를 총괄하는 ‘JMnet’이라는 새 통합브랜드 이름을 선정했다. 신문이 아닌 ’첨단 멀티미디어 그룹‘으로서 이미지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권영빈 발행인도 창간 41주년 기념사에서 ‘온-오프 통합’과 ‘통합멀티미디어그룹’을 강조했다. 중앙은 멀티미디어랩을 설립해 온라인, 방송, 모바일에 대해 집중 연구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방송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방송 인력을 스카우트하고 첨단 TV 스튜디오를 건설했다. 영상미디어부를 신설, 프로그램공급업자(PP)로서 나섰다. 조선닷컴의 전면 개편을 통해 인터넷 부문도 강화했다.

방송의 신문 겸영도 논란이 됐다. CBS가 무료일간지 ‘데일리 노컷뉴스’를 창간해 논란이 가열됐다. 신문업계는 신문의 방송 겸영이 막혀있는 상황에서 방송의 신문 겸영은 형평성에 반한다며 반발했다. 문화부의 유권해석으로 가능하게 된 ‘데일리 노컷뉴스’ 발행은 향후 신문법 개정안과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많다는 분석이다.

시사저널 사태·신문유통원 등 화두

시사저널 사태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6월 편집국의 동의 없이 경영진이 삼성관련 기사를 삭제하면서 촉발된 이 사건은 이후 반발하는 기자들에 대한 징계로 연결돼 물의를 일으켰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난 지금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단체협상이 결렬되면서 파업이라는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신문업계에서 올해의 화두 중 하나는 신문유통원이다. 유통원은 문화부의 예산 집행이 미뤄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매칭펀드의 실패도 문제로 지적됐다. 급기야 강기석 원장은 사채까지 동원해 사업을 진행했고 이는 유진룡 전 문광부 차관의 경질의 원인으로 연결돼 8월까지 비판의 중심에 놓였다. 6월 말 올 예산 1백억원이 집행되면서 업무를 추진할 수 있었고 이후 사업에 박차를 가하며 올 목표인 55개소를 이미 개설했다.

‘강안남자’를 포함한 신문 연재소설도 된서리를 맞아 종합일간지의 음란·퇴폐 소설 등에도 과징금을 물리는 등 규제가 강화되는 방향으로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언론사 세무조사, 미디어통합기구 창설 필요성 대두, 뉴스저작권 신탁, 뉴미디어의 수익성 미비 등도 신문업계의 화두였다.


장우성 기자 jean@journalist.or.kr
이대혁 기자 daebal94@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