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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안정기금'진상 파헤쳐야

정호윤 기자  2006.12.13 15:5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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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호윤 기자협회 기자  
 
KBS에 휘몰아치는 바람이 좀처럼 잦아질 줄 모른다.

사장후보추천위의 파행과 정연주 사장의 연임 문제로 회사전체가 소란스럽더니 사상 초유의 방송사고에 이어 이번엔 광주방송총국 회계담당 직원의 공금횡령이 제기되면서 공영방송의 신뢰성 실추는 겉잡을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고 있다.

최근에는 ‘신분안정기금’이라는 명목의 조합비 사용내역을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지난 1일 사내게시판에 “이 기금으로 유흥주점에 갔다”는 글이 게시되면서 본격적으로 논란이 일었다.

‘신분안정기금’이라는 기금은 노조의 파업이나 비상사태에 대비해 조합비에서 떼어 내 적립하는 기금이다. 다시 말해 어느 누구의 소유도 아닌 조합원 공동의 기금이다.

5일 게시판에 게재된 글에 따르면 “현 노조가 ‘신분보장기금’을 쟁의기금으로 전용해 사용할 수 있는 점을 악용, 비대위 기간을 불필요하게 연장하고 지난 2년간 최소 11억 원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KBS노조는 자체 감사를 통해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이들이 내놓을 결과를 온전히 믿는 조직원들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 든다.

한 조합원은 “1년에 수십 만원의 조합비를 내는데 불필요한 용도로 과도하게 집행이 된 것이 사실이라면 누구라도 화가 날 것”이라며 “다시 토해내라고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 감사관계자는 “회사를 사랑하기에 그냥 안고 가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또 대위원회의의 자료를 살펴보면 “노조감사의 권한은 거의 없다”고 실토한다.

들리는 얘기에 의하면 현 노조뿐 아니라 지난 노조들도 이 같은 의혹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고 한다.

그렇다면 자체 감사로 의혹의 실타래를 풀어나갈 수 있을까.
KBS 노조감사는 이 의혹에 대한 진상을 파악해 내년 2월쯤 대위원회의에 보고할 방침이다.

공영방송은 이윤 추구가 직접적 목적이 아닌 공공의 이익을 도모하는 방송이다.

KBS노조는 이번 논란에 대해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관련자를 엄중히 문책 해야한다.

일방적인 제 식구 감싸기는 노조의 선명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나아가 공영방송의 정체성 궤멸로 이어질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