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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11대 노조 역할과 과제

정호윤 기자  2006.12.13 15:4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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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편파성 저지·복리후생 향상 등
조직원 기대 저버리지 않는 노조 만들어야



내년 1월 항해를 앞둔 11대 KBS노조에 새로운 선장이 선출됐다.
박승규 위원장 당선자 앞에는 정연주 사장의 연임과정에서 노조와 조직원 그리고 경영진 사이에 싹 튼 깊은 불신과 반목이 자리하고 있다.

현 10대 노조는 조직성원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했다. 지나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치투쟁에 나섰지만 정작 손에 쥔 성과물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10대 노조는 정연주 사장의 지난 3년을 부정하는데 온 힘을 쏟았다.
하지만 정 사장의 연임을 지켜봐야 했고 출근저지투쟁도 수포로 돌아가는 등 노조가 내세웠던 핵심 목표들을 이루지 못한 채 노조임기의 끝자락까지 왔다.

그러는 사이 공영방송의 정체성은 설자리를 잃었고 조직성원들이 외면한 노조는 “집행부만의 노조”라고 비판받고 있다.

박 당선자가 이끌어 갈 11대 노조는 10대 노조의 실착을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
11대 노조는 우선 공영방송으로서 방송의 편파성을 온 몸으로 저지할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또 내부적으로는 정연주 사장의 연임을 반대하는데 모든 것을 걸었던 10대 노조와 달리 노조 고유의 업무인 직원들의 복리후생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업무량과 그에 못 미치는 복리후생정책은 KBS의 모든 조직원들이 입을 모아 토로하는 불만이기 때문이다.

KBS 직원들은 이를 위해서 현재 노사간 단절된 협상 채널을 가동시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매체환경과 이로 인한 지상파 방송의 총체적인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 노사가 진지하게 고민하고 문제점을 정확하게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협상채널의 형성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로 귀결된다.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지 않고 또 마주앉지 않고서는 방송의 정치로부터의 독립이나 복리후생은 요원한 일일 수밖에 없다.

박 당선자는 기자출신이다. 기자가 노조의 수장에 오르기까지는 14년이라는 세월이 필요했다.
기자로서 그는 대외적으로는 넓은 시각을 가지고 신속한 상황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하며 대내적으로는 효과적인 연대와 포용능력을 갖춰야 한다.

마지막까지 경합했던 손관수 기자의 말처럼 박 당선자는 자신이 내건 공약을 실천해야 할 책무가 있다.

‘방송의 독립성 사수’도, ‘즐거운 일터를 만드는 일’도 그가 4천3백 여명의 KBS노동조합원들 앞에서 굳게 맹세한 공약(公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