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정청래 의원이 11일 지난 6월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으로 규정된 신문법 주요 조항에 대해 ‘대규모 신문사업자’로 규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 신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당론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문화부와 조율을 마쳤고 당정합의까지 거친 안이어서 사실상 여당안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한나라당 최병국 의원이 (당론으로 확정한)신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상태여서 헌법재판소 결정이후 5개월여만에 여야안이 모두 확정됐다.
그러나 여야를 막론하고 상대 발의안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보수언론도 지면을 통해 여당안을 “개악”, “또 위헌”, “비판신문 옥죄기” 등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언론개혁시민연대를 중심으로 한 시민단체들도 입법 청원을 통해 신문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부분개정이 아닌 전면개정인 한나라당의 안에 대해 지난달 22일 언론노조는 성명을 통해 헌재 결정에 어긋난다고 강력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때문에 향후 개정안이 확정되기까지 여야를 비롯해 보수언론과 시민사회단체 사이의 갈등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정 의원이 발의한 신문법 개정안의 핵심은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린 ‘시장지배적 사업자’ 조항 대신 ‘대규모 신문사업자’라는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발의안에는 △신문법 또는 신문법에 의한 명령 위반시 등록관청의 직권등록 취소 △발행정지처분을 할 경우 갈음할 목적으로 1억원 이하의 과징금 처분 및 과징금의 신문발전기금으로 출연 △현행 허가제인 외국정기간행물의 지사 또는 지국의 설치를 등록제로 전환하는 규제 완화 △정기간행물 등록업무를 시·도지사에 이양 △직권등록취소 사유에 법과 명령의 위반 및 폐간 신청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에 해당하는 대규모신문사업자가 일반일간신문을 추가로 겸영하거나 다른 일반일간신문을 경영하는 법인이 발행하는 주식 또는 지분을 취득할 수 없도록 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대규모신문사업자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한 것은 위헌이라며 삭제를 요구하고 있다.
동아, 조선, 중앙 등 보수 언론들은 일제히 기사와 사설을 통해 정 의원의 안에 대해 비판을 가했다. 특히 ‘대규모 신문사업자’ 규정에 대한 강도 높은 성토가 주를 이룬다.
조중동은 8일 사설을 통해 정 의원의 안을 적극 성토했다. ‘정권 마음대로 신문 ‘정간’ ‘폐간’하겠다는 건가’(조선), ‘끝까지 비판신문 옥죄려는 여당 신문법안’(중앙), ‘헌재 결정 비웃는 여당의 신문법 대체법안’(동아) 등의 사설은 일제히 ‘대규모 신문사업자’ 규정이 자사에 해당되고 있다는 듯 ‘표적 입법’ ‘개악’ ‘눈가림 개정안’ 등의 표현을 써가며 비판했다.
한겨레는 12일 ‘신문법 취지 훼손하는 법 개정은 안된다’는 사설을 통해 여당안이 몇 개의 쟁점안이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며 “신문법의 취지는 신문의 자유를 보장하되 사회적 책임을 높이고 여론 다양성을 보장하는 것인데, 이 취지는 극도로 왜곡된 신문시장 정상화와 언론 개혁을 위해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원론적 의견을 다시 내세웠다.
사설은 “일부에서는 (중략) 여당의 개정안이 마치 정부가 마음대로 신문을 폐간하려는 것인 양 표현하면서 법 개정 논의의 본질을 흐트러뜨리고 있다”며 “의견 제시나 비판은 얼마든지 보장돼야 하지만, 논의의 핵심은 당리당략이나 이해 관계가 아니라 언론의 공익성 개선에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대혁 기자 daebal94@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