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사진제공=한겨레) |
|
| |
한겨레의 기획시리즈 ‘김기태 기자의 달동네에서 한 달’이 화제다.
7일부터 시작, 연말까지를 예정으로 일주일에 2회 연재되고 있는 이 시리즈는 기자가 직접 달동네에 방을 얻어 주민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취재한 것을 바탕으로 했다. ‘삶의 현장’이 출입처가 된 김기태 기자(24시팀)의 목소리는 편안했다. 외풍은 심하지만 따뜻한 아랫목이 있는 안방에 앉아있는 듯했다.
“뭘 취재할 거죠?” “무슨 내용의 기사를 쓸 거죠?”
지난달 18일부터 서울 상계동 양지마을에 15만원짜리 여덟평 월셋방을 얻어 생활 겸 취재를 벌이고 있는 김기태 기자가 마을 사람들에게 제일 처음 받았던 질문은 그랬다.
“제가 오히려 그분들께 물어봐야 할 것들이었어요.”
주민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기자들이 그릴 자신’을 궁금해했다.
사람들조차 기자와 언론사의 의도에 따라 기사가 결정되는 경우에 익숙해졌기 때문인 듯 했다.
그래서 한겨레의 기획 ‘달동네에서 한달’은 구체적인 결론과 내용을 정해놓지 않았다. 1회 때 ‘연재 순서’를 싣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이다. 완성되지 않고 남겨진 여백. 현장의 생생한 숨소리. 그것이 이 시리즈가 바라는 것이다.
“이곳에 온 4주 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것을 많이 느꼈어요. 막연하게 생각했던 빈곤, 가난이란 것도 실제 부딪혀보니 다르더라고요. 어떠한 예단도 없이 취재를 해나갈 예정입니다”
북적대는 광화문, 여의도에서 벗어났지만 김 기자의 일주일은 여전히 빠듯하다.
사흘은 마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일을 같이 한다. 이틀은 기사에 필요한 관련 자료를 찾거나 전문가의 조언을 구한다. 하루는 꼬박 기사 작성에 투자한다. 마을 아이들의 공부방은 그의 작은 편집국이 됐다.
열다섯살 은경이의 이야기를 담은 7일자 기사는 많은 독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김기태 기자는 그게 오히려 마음에 걸린다.
그는 말한다. “저는 멜로영화를 찍으러, 독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주려고 양지마을에 온 것이 아닙니다.”
김 기자는 우리의 삶이 있는 이곳에서 ‘가난’을 근접 촬영하고 싶다고 한다. 가장 생생하고 실제에 가까운 우리 사회의 가난과 빈곤. 그것이 그가 그리고 싶은 피사체다.
“빈곤이란 낯설고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60년대 빈곤에 대한 정의로 지금을 바라봐서는 안됩니다. 우리 시대의 빈곤과 가난에 대해 구조적으로 고민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장우성 기자 jea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