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문장 하나하나 다듬고 수정 ○…이번 토론회의 결과물인 공동성명은 성명서 문장 하나하나를 다듬고 수정하는 데만 1~2시간가량 걸리는 등 말 그대로 ‘산고’ 끝에 나왔다. 최대 쟁점은 토론회의 정례화 부분. 남측 언론본부는 합의서에 토론회의 정례화를 명시하는데 역점을 두고 남·북 언론인협의회(가칭) 구성을 끈질기게 요구했다. 이에 비해 북측은 취지엔 공감을 하되, 선결 조건으로 남측 안에서의 ‘반통일적인 분위기’가 우선 정리된 이후 공동 사업 등을 논의하자는 입장을 보였다. 결국 28일 오전 9시쯤 시작된 협상은 저녁을 훌쩍 넘긴 밤 10시가 다 되어서야 끝났다. 쉽지 않은 과정에도 불구 남·북은 이번 대회가 갖은 의미 등을 고려해 이견을 보인 부분을 차후 논의 과제로 남겨 두기로 했다.
‘5·7문헌기념상’ 수상자 대거 참가 ○…이번 토론회에 참가한 북측위 대표단 기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5·7문헌기념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북측기자들에 따르면 5·7문헌기념상은 1974년 5월 7일 조선기자동맹 중앙위원회 3기 5차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김일성 주석이 기자들의 역할과 사업 등을 제시한 것을 기념해 제정됐다. 무엇보다 이 상은 주제가 좋고 사상성과 문장력이 뛰어난 기사를 선정, 매년 한 차례씩 수여하기 때문에 기자들에겐 명예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것. 이 상은 해마다 ‘창작 경기’라는 형식을 취해 등수를 매기며 ‘단기 창작경기’와 ‘속필 달필 경기’ 등으로 나눠 치러진다.
능력 인정받으면 정년 상관없어 ○…북측 언론인의 정년은 언제까지일까? 남측과 마찬가지로 소속사에 따라 다르지만, 57에서 60세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과 해당 언론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을 경우 일을 할 수 있을 때까지 기자 생활을 할 수 있다. 일례로 조선기자동맹 중앙위원회 서효국 논설원(논설위원)은 1936년생으로 기자 생활만 40년이다. 중간에 언론과 관련된 교수 생활도 10년이니 총 50년에 이르는 언론계 일을 해 왔다. 구조조정과 명예퇴직이 일반화된 남측으로서는 가장 부러운 부분. 이번 토론회에 참가한 남측 신문사의 한 기자는 “남측에서는 기자를 평생의 업으로 생각해도 회사 사정상 정년을 못 채우고 떠나야 하는 경우가 많지 않느냐”며 “사상과 이념을 떠나 평생직장으로 기자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부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사진 촬영·손가락질 금기 ○…북측에서는 차 안에서나 일부 지역에서의 사진 촬영은 절대 금지다. 허가된 지역에서만 촬영이 가능하다. 때문에 안내를 맡은 현대아산 측 관계자도 항상 그런 부분에 신경 써 달라고 여러 차례 부탁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도 사진 촬영과 관련 자칫 벌금으로 이어질 사고(?)가 있었다. 북측 검문소에 도착해 휴대물품 및 반입물에 대한 신고가 끝난 후 차량을 기다리면서 모 기자들이 사진을 찍거나 찍으려 한 행동이 인민군에 적발된 것이다. 모 기자는 사진기를 보여주며 찍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 넘어갔지만 다른 기자는 사진기 내부에 그곳의 풍경을 담은 사진이 있어 인민군이 압수해갔다. 남측 언론본부 대표단과 현대아산 측의 중재로 사진기를 되찾고 벌금도 물지 않았지만 인민군의 경직된 자세에 위축됐다. 북측을 여러 차례 다녀본 남측의 한 기자는 “사진 한 컷으로 모두 억류될지도 모르니 조심하라”고 다시 강조했다. 참고로 북에서는 손가락질은 총질이라는 인식 때문에 금지된다. 따라서 손을 모두 편 상태에서 손가락을 모으고 가리키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들쭉술·대동강맥주 마시며 웃음꽃 ○…지난달 29일 저녁 남북 언론인들은 총 21개 탁자에 사이좋게 나눠 앉아 술잔을 기울였다. 좌석은 북측의 표현대로 1탁, 2탁, 3탁 등으로 불렸고 오전에 있었던 토론회와 오후의 삼일포 합동산책에서 얼굴을 익힌 남북언론인들은 백두산 천지의 열매로 만든 들쭉술과 대동강맥주 등 북측 술을 마시며 닫혔던 마음의 문을 열었다. 만찬장인 목란관은 1분여 간 정전이 되기도 했는데 이 때 남북 언론인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라이터를 켜고 서로를 비추며 웃음꽃을 터뜨렸다.
‘통일돼지’ 농담에 취재진 폭소 ○…10개의 비닐하우스가 일렬로 이어진 금천리 협동농장의 전경은 남측의 여느 시골 농가와 다를 바가 없었다. 남측의 통일농산사업단이 무상협조방식으로 설치한 협동농장 비닐하우스 안에는 양배추와 쑥 등 각종 채소가 재배되고 있었다.<사진> 유일하게 주민들의 실상을 접할 수 있는 기회였기에 단연 취재진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3~4명의 지역 주민은 남측 취재진들의 카메라 플래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수확에 구슬땀을 흘렸다. 현대아산관계자는 지난해 남측에서 25마리의 돼지를 들여와 금천리 인근 양돈농장에서 사육한 결과 1년만에 2백50마리로 증가했다며 앞으로는 ‘남북통일돼지’를 만들어볼 계획이라고 말해 취재진의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